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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거액 성과급 칼 빼든 금융당국…3년 내 손실 나면 환수(종합)

문승관 기자I 2017.08.29 15:12:20

임원·금융투자업무·대출·지급보증 담당자 등
단기 거액 성과급 받는 직종 모두 대상
60%먼저 받고 40% 3년 동안 나눠 지급
평가 후 손실나면 성과급 재산정 해야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성과급 파티’에 제동을 걸었다. 이익을 내도 성과급의 40% 이상을 3년 이상에 걸쳐 나눠 지급하고 손실이 나면 나머지 받아야 할 성과급을 깎거나 지급한 성과급까지 환수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한 시중은행 임원이 연말 성과급으로 1억원을 받는다면 6000만원만 받고 나머지 4000만원은 3년간 성과 평가를 재산정해 지급한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거액의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는 올해 연말부터 바로 적용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9일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성과급 이연 지급 의무 강화 등을 담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올해 12월 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은 “금융권이 단기성과 위주로 운영하면서 무리하게 단기 성과에만 열을 올리면서 여러 폐해가 발생했다”며 “단기성과 위주의 관행을 장기 성과로 평가 체계로 바꾸고 단기 성과만 올려 성과급만 받아가는 문제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 전체가 대상은 아니다. 임원과 금융투자업무 담당자가 우선 적용대상이며 대출·지급보증 담당자, 보험상품개발 및 보험인수담당자, 매출채권의 양수와 신용카드발행 업무 담당자 등 거액의 단기성과급을 받는 종사자는 모두 성과급 이연 지급 대상이다.

이들에 대해 성과가 발생한 해당 연도에 성과급의 최대 60%만 받고 나머지 40%는 이듬해부터 3년에 걸쳐 나눠 받는다.

다만 임원이나 금융투자업무 담당자를 제외하면 이연 지급 규모나 시기는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한다.

이연 지급해야 할 성과급의 비율은 ‘일정비율’에서 ‘40% 이상을 3년 이상 나눠 지급’하도록 고쳤다. ‘일정비율’로 놔두면 극히 일부분만을 이연 지급하는 등 규제의 사각지대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성과보수를 나눠 받는 기간에 임원이나 금융투자업무담당자의 담당 업무와 관련해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규모를 반영해 성과보수를 재산정해야 한다. 만약 손실이 크면 성과급을 깎거나 지급한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다. 현재도 성과보수 환수기준이 있지만 환수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

다음 달 4일부터 자산규모 1000억원 미만인 금융회사는 위험관리 전담조직을 두되 위험관리책임자와 준법감시인 외에 별도의 지원인력을 마련해야 하는 의무제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자산규모 7000억원 미만이면서 파생상품매매업을 겸영하지 않는 외국계지점은 준법감시인과 위험관리책임자의 겸직을 허용했다.

이밖에 ‘여신거래가 있는 기업과 특수관계가 있는 자’는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한 ‘임원 결격사유’의 여신거래는 은행법상 ‘신용 공여’ 개념을 준용해 대출, 지급보증 및 자금지원 성격의 유가증권 매입 등으로 명확히 했다.

금융회사의 사내이사가 다른 금융회사의 임직원을 겸직하면 승인의무를, 비상근감사에 대해선 보고의무를 부과했다. 또 임원을 선임하거나 해임한 경우에는 ‘7영업일 이내’에 공시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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