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신약 개발 거품 논란에 연중 최저가로 하락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제약업체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제약주가 살아나려면 추가 하락 조정 등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휴젤(145020)은 지난달 30일부터 한 달간 2만주를 취득키로 하고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좋지 않다. 이날도 4000주를 직접 매입했으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09% 하락한 28만2300원에 마감했다. 휴젤 주가는 9월23일 48만8000원을 찍은 후 두 달여만에 47% 가량 급락했다. 휴젤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제약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자체 개발 중인 균주의 출처 논란, 경영권 분쟁 우려 등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케어젠(214370)은 10월13일 자사주 25만7730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그 뒤로도 주가는 27% 가량 떨어졌다. 메디톡스(086900)도 지난달 17일부터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으나 주가는 17% 추가 하락했다. 제약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자사주 매입에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주는 펀더멘털에 의해 흔들렸다기 보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은 신뢰 회복을 위한 액션일 수 있겠지만 그 정도로 회복될 투자심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제약주 하락의 신호탄은 한미약품(128940)이었다. 한미약품이 9월30일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폐암 항암 신약 ‘올무티닙’에 대한 계약이 파기되면서 ‘악재성 정보 지연 공시’논란과 함께 신약 개발 거품 논란이 제기됐다. 한 증권사에선 한미약품 사태 이후 연말까지 제약 및 바이오업종에는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주가는 올해 고점대비 56% 하락했고 유한양행(000100)과 동아에스티(170900)도 각각 45%, 55% 급락했다.
주가 조정이 추가로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서서히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도 “제약주 바닥은 신약 개발 등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던 지난해 1월 수준이 될 것이다. 현 주가는 빠질 만큼 빠졌으나 좀 더 보수적으로 본다면 현 주가에서 약 10%의 추가 하락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주가가 더 빠지면 매입할 것이냐를 봤을 때 현재 투자심리는 그런 거 같지 않다”며 “신약 개발의 가치를 얼마나 둬야 할까에 대한 컨센서스가 없고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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