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원 강신우 기자]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야권 후보자들 간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담판’을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을 주장하면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은 선거 때만 되면 야권연대를 한다면서 맹비난했다.
기 후보 측 선대본부장인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노 후보의 여론조사 경선방식과 기 후보의 담판 방식이 서로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한 시간 30분 가량 단일화 회동을 벌였으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합의는 실패했다.
진 의원은 “노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 방식만을 고수하고 있다”며 야속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는 “특정방식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도 배치된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토로했다. 진 의원은 “여론조사는 질문 문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유불 리가 갈린다”며 “여론조사를 하는데 세부사항을 다 합의하자면 이견조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 현 시점에선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원석 정의당 대변인은 “노 후보는 당의 방침을 받아 오라는 것”이라며 “여론조사는 시간이 있으니까 하자, 여론조사 이외의 방법이 있으면 가지고 와라, 그것도 안 되면 여론조사 기존 결과 적합도와 경쟁력 모아 놓고 얘기하자는 등의 얘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야권연대가 급물살을 탄 이유는 지난 22일 노 후보가 “24일까지 후보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기 때문이다. 노 후부가 야권연대를 24일로 못 박은 배경은 야권 지지층의 ‘사표’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 후보는 “내일(24일) 오전 9시에 당일 결과가 나오는 여론조사 업체도 여러 곳 있다”며 ‘담판’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고, 기 후보 측은 여론조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야권연대 움직임에 즉각 반발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후보는 당에게, 당은 후보에게 떠넘기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이 말하는 ‘진정성 있는 연대’ 이냐”고 따진 뒤 “선거 때만 되면 도지는 ‘배반의 정치’, ‘기만의 정치’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악마의 유혹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그는 “야당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버리고 표만을 위한 야합을 택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른 야권 단일화는 정당정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를 우롱하는 나눠먹기식 선거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나경원 후보는 느긋한 반응이다. 나 후보는 기자와 만나 “야권연대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며 “동작을 선거가 정치판의 선거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