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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부활한 비디오테이프…해킹 우려에 '백업용' 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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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10.28 09: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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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후지필름, 20년만에 자기 테이프 5배 증산
HDD·SDD 대비 저렴한 가격·보안 강점
자주 사용 않는 '콜드 데이터' 장기간 보관 수요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비디오테이프와 카세트테이프 등에 사용되던 검은 필름인 ‘자기 테이프’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밀려 구형 저장매체로 여겨졌지만, AI 데이터센터의 데이터 저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저렴한 비용과 높은 보안성이 재평가되고 있다.

파손된 비디오테이프를 활용한 작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AFP)
파손된 비디오테이프를 활용한 작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AFP)
28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후지필름은 2028회계연도까지 가나가와현 오다와라 공장에 총 100억엔(약 950억원)을 투자해 데이터 저장용 자기테이프의 공급능력을 5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대 100테라바이트(TB)를 저장할 수 있는 첨단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늘려 저장용량 기준 출하량을 2025회계연도의 5배 수준으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후지필름이 자기테이프를 증산하는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자기테이프는 과거 비디오테이프 안에 들어 있던 검은색 필름과 유사한 기술로, 표면의 자성체에 정보를 기록하는 저장매체다. 후지필름은 1954년 TV 방송장비용 자기테이프 연구를 시작했으며 이후 음성 녹음과 비디오테이프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HDD와 SSD가 보급되면서 데이터 저장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해졌다.

이처럼 잊혀 가던 기술이 부활한 것은 AI 확산으로 데이터 생성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시에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 생성량은 2030년 718제타바이트(ZB)에 달해 2024년의 4배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AI 학습과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장기간 보관할 저장장치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자기테이프는 HDD보다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는 느리지만 저장비용은 HDD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콜드 데이터’를 장기간 보관하기에 적합한 이유다. 인터넷과 연결하지 않은 상태로 보관할 수도 있어 해킹에 따른 데이터 유출이나 훼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데이터센터와 금융기관, 연구기관 등에서 백업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SSD와 HDD 가격이 상승한 점도 자기테이프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반도체 메모리 수급이 빠듯해지면서 SSD 가격이 오르고, HDD 역시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기테이프의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AI 특수는 일본의 저장장치 소재·부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자기테이프에 사용되는 필름은 도레이, 자성체는 DOWA홀딩스 등이 생산한다. 관련 업체들도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닛케이는 “자기 테이프처럼 한때 구형 기술로 여겨졌던 저장 매체가 저렴한 비용과 높은 보안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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