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으로 정의선 지분 11.7% 확보..배당성향 대폭 확대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하면서 지금의 외형을 갖추게 됐다. 당시 합병 목적으로 양사의 설계 및 시공역량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수주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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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합병 이후 회사는 급성장했다. 2013년 2조5899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이듬해 5조6675억원을 2배 넘게 늘어났다.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매출액 비중은 2014년 24.52%, 2015년 33.85%로 확대됐다. 계열사 매출 비중은 평균 25.9%에 이른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전 배당성향이 1.06%에 불과했지만 합병 직후인 2014년 53%로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순이익이 1739억원으로 전년(2984억원)대비 반토막이 났지만 고배당 정책은 유지했다. 작년 배당성향은 63.25%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배당금을 총수 일가에게 지급하기 위해 배당정책을 바꿨다는 눈초리도 보낸다.
실제로 지난 7년간 정의선 회장에 지급된 배당금만 89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상장을 통해서도 정 회장은 전체 보유지분의 절반가량인 534만주를 매각하면서 최대 4042억원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됐다. 이 자금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신사업, 현대차그룹 핵심 역할할까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기존 플랜트·건설을 넘어서 친환경 에너지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사업 등이다. 상장공모자금 2275억원 중 이산화탄소 처리 및 자원화 설비시설에 1300억원, 폐기물 소각·매립장 인수에 600억원, 차세대 초소형 원자로 발전소 건설사업에 37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배경에는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투자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수소비전 2040’을 발표하고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 중인 페플라스틱과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자원화사업 모두 청정수소를 생산해낸다. 따라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이후에도 그룹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현대제철 인천공장 부지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자원화 설비’를 완공하고 실증 단계를 앞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5년까지 신사업 매출 비중을 10%대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3분기 플랜트·인프라와 주택·건축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각각 42%, 45%이다. 2019년 플랜트·인프라 매출 비중이 49%로 주택·건축(38%)보다 높았지만 해외매출이 줄면서 재작년부터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IPO 흥행 여부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최근 코스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침체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달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뿐만 아니라 건설주 전반에 대한 투심은 악화일로다. 높은 구주매출에 대한 우려도 발목을 잡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물량 1600만 중 75%에 이르는 1200만주가 기존 주주의 지분을 팔아야 하는 구주로 구성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5일부터 26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후, 공모가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어 내달 3~4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15일 코스피에 입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