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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연 전국민 선대위 회의에서 “오늘은 새로운 민주당의 첫 1일 차”라며 “국민 여러분의 변화·혁신·개혁 열망을 담아 이제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을 향해서는 “적은 기회 때문에 격렬히 경쟁하고 이기지 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져야 했다”며 “역사상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만들어버린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주말 충청 지역 방문 때 시장에서 만난 토란을 파는 95세 어르신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는 “약자들의 아픔을 개선하기 위해 1분 1초 작은 권한까지 최대한 잘 쓰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선대위 쇄신과 관련해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해 가능한 빨리 구체적인 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1일 민주당 의원들이 선대위 쇄신의 전권을 위임키로 결의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이 원하는대로 나아갈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당을 향해 연일 “덩치만 크고 할 일을 제대로 못 한다”면서 대수술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 전원이 참여한 현재의 초대형 선대위는 그 규모가 보다 ‘슬림’하게 축소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원팀 차원에서 중진 의원들이 선대위 요직을 맡았지만, 개편되는 선대위는 ‘실무’ 담당자를 중심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선대위 내부 소통을 활성화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단축해 각종 현안 대응과 업무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쇄신의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 특히 외부 인사를 영입해 새 얼굴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공동본부장을 맡은 한 중진 의원은 “현재의 공동본부장 체제는 의사결정과 보고가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단독본부장 체제로 바꿔야 한다. 나부터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선대위의 절반 정도는 외부 인사로 채워야 한다. 지금은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보인다”며 “국민의힘 김종인 체제가 들어서면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려 할 텐데,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위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아온 현역 의원들은 이미 ‘하방(下放) 선거 운동’에 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현장성을 강조한 만큼 민주당 협력의원단 의원들이 지역 민심을 청취하는 행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협력의원단은 지난 21일 민심을 청취할 첫 지역으로 ‘경북’을 선택했다. 이 지역에는 민주당 현역 의원이 없어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선대위 관계자는 “현역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아니더라도 지원 사격에 함께 나설 예정”이라며 “민주당의 약세 지역인 영남을 시작으로 강원과 충청 지역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