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전 회장은 서신을 통해 “요즘 시장을 관통하는 화두는 당연히 관세 전쟁일 텐데, 마치 허세 섞인 한 판의 큰 포커 게임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그러나 머지 않아 그 판이 끝나고 시들해지면 새로운 화두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다. 그 옮겨 갈 큰 화두는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전 회장은 앞으로 전개 될 금리 인하는 매우 구조적이고 오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은 수많은 기업들에게 미국 또는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 비자발적 과잉투자를 촉발할 것이며 이는 각 산업에서 총공급 곡선을 늘리고 전방위적인 물가 인하 유발과 함께 금리 인하 여력을 더 크게 만들 것”이라고 봤다.
강 전 회장은 “물론 지금의 관세전쟁은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높은 관세 극복을 위해 이뤄지는 기업들의 비자발적 과잉투자는 각 산업에서의 초과공급 유발 가능성과 함께 이로 인해 초래될 물가하락 압력은 분명 구조적인 금리 인하 여건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또 “생성형AI는 무한대의 지적 서비스를 그리고 피지컬AI로 무장한 자율주행 그리고 옵티머스 같은 로봇은 무한대의 노동력 제공과 값싼 제품을 양산할 것이다. 우리는 조만간 마주할 AI시대에 제품과 서비스의 공급은 무한대로 느는데 물가는 오르지 않는 현상을 목격할 것이다”라며 “이는 구조적인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디플레이션 성장 모델에서 가치를 찾아갈 해법의 단초와 관련해 “재화와 서비스가 무한대로 넘쳐날 미래 세상에서 희소성의 가치가 유지될 자원들은 무엇일까를 묻고 답해야 한다. 이에 대한 답으로서 아마도 시간의 가치를 거스르기 어려운 명품 브랜드와 희귀한 자연자원, 발행한도가 제한되어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투자자산, 시대를 초월할 창조적 경영자 등이 각광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희소한 자원을 공급하는 기업들도 상당히 주목받을 것이다”라고 제시했다.
그는 또 투자자세와 관련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며 “시장은 많이 오르면 떨어지고 많이 떨어지면 오른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늘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시장의 이야기와는 정반대로 행동한다”며 “투자자들은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흥분하면 냉정하고, 공포스러우면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락의 끝은 멀지 않았다고 믿는다”며 “공포에 흔들리지 않고 인내로 위기를 이겨낸다면 축제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좋은 펀드, 좋은 주식이라면 인내의 끈을 놓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강 전 회장의 특별 서신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시작으로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2020년과 2022년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다섯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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