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환자 지킨 故 임세원 교수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

이지현 기자I 2022.09.26 17:06:31

4년 전 의료현장서 환자로부터 공격 받고 숨져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4년 전 환자로부터 공격받아 숨진 고(故) 임세원 교수가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지난 24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 봉안식장에서 고 임세원 교수의 안장식이 열렸다고 26일 밝혔다.



임세원 교수는 2018년 12월 31일 피해망상이 있는 환자에 의해 생명을 위협받는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동료와 환자의 안전을 우선으로 행동하다가 숨졌다. 보건복지부는 고 임세원 교수를 의사자로 인정했고, 지난 4월 국가보훈처는 고인을 국립묘지 안장자 심의를 통해 안장 대상자로 결정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추모사에서 “매우 급박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명보다 동료를 먼저 돌본 의로운 분이었다”며 “고인이 우리나라 자살예방사업에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프로그램 보고·듣고·말하기를 개발해 400만명이 생명지킴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에서 고인과 함께 근무했던 오강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진료, 연구, 자살예방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의인이었다”며 의사로 임세원 교수를 회고했다. 이어 “임세원법을 비롯한 변화가 시작됐지만 아직도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고 의료인은 불안한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정신건강 관련 법제도를 반드시 개선해 고인이 유지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회장 조순득)와 심지회(회장 배점태)에 소속된 정신장애인 가족들이 전날 보고·듣고·말하기 자살예방교육을 이수한 후 당일 안장식장에 단체로 참석하기도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수여하는 제2회 임세원 상을 수상한 조순득 회장은 상금을 협회에 기부해 안장식 전날 정신장애인 가족을 위해 고 임세원 교수가 개발한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교육을 진행했다.

행사 내내 눈시울을 붉힌 조순득 회장은 “앞으로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한다. 고인의 유지로 가족들이 밝힌 안전한 진료환경과 마음이 아픈 사람이 편견과 차별 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전문가와 당사자, 가족이 힘을 합쳐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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