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KT가 투자 검토…메쉬코리아 기사회생 기회 잡나

김예린 기자I 2022.09.05 18:09:45

최근 실사해 1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 규모 검토
물류사업에 주력하는 만큼 이륜차와 시너지 노려
신한금투 CB 투자도 검토 중, 시장 상황상 회의론도
기존 주주들 협의체 꾸리고 검토 중 "결정된 바 無"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KT가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투자와 NVC파트너스에 이어 KT까지 메쉬코리아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면서 존폐기로에 선 메쉬코리아의 운명이 바뀔지 시선이 집중된다. 다만 벤처투자시장 투자심리가 악화일로를 걷는 데다 메쉬코리아의 성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KT 모델이 롤랩의 AI 플랫폼 기반 화물 중개?운송 서비스 ‘브로캐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 실사 나선 KT…신금투도 아직 고민중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메쉬코리아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규모는 1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정해진 건 없다.

KT가 투자를 검토 중인 이유는 메쉬코리아의 이륜배송 역량 및 데이터를 확보해 라스트마일 비즈니스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KT는 작년 팀프레시와 함께 물류 계열사 ‘롤랩’을 설립했고, 올해 5월 롤랩을 통해 AI 기반 화물중개 및 운송 서비스 ‘브로캐리’를 내놨다. 올 6월에는 팀프레시에 553억원 투자해 2대 주주(지분 11.4%)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털 물류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는 만큼 사륜물류는 팀프레시와 협업한다면 이륜물류는 메쉬코리아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 메쉬코리아와의 인연도 적지 않아 KT와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 폰 1시간 내 배송에 협업했고, 2020년 물류 혁신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앞서 먼저 전환사태(CB) 형태로 메쉬코리아에 최대 500억원 규모 투자를 검토했던 신한금융투자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으로 확인된다. 투자가 성사되면 메쉬코리아는 조달한 금액을 오케이캐피탈에서 창업자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360억원 상환에 쓸 계획이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투와 KT 투자 건이 이달 내 결판이 날 것이고 잘 해결되면 급한 불은 끌 것”이라며 “주주들은 메쉬코리아에 회사의 고강도 몸집과 비용 줄이기를 강하게 요구 중”이라고 전했다.

◇긍정론 부정론 공존 中 일부 기관 등돌려

KT와 신한금투가 투자를 검토에 나서면서 메쉬코리아도 일말의 희망을 갖게 됐다. 다만 실제 투자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사안에 정통한 투자사 한 임원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는 리스크에 대한 시각이 많이 보수적이어서 시장 불확실성이 큰 지금 공격적 투자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CB 등 메자닌 투자라고 해도 만기가 도래하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만큼 발행사의 체력을 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최근 메쉬코리아에 투자한 KB인베스트먼트와 화인자산운용이 주도적으로 목소리 내 매수자를 찾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투자를 검토했던 기관들이 하나둘씩 등 돌리고 있다는 점은 적신호로 감지된다. 유진그룹은 금융계열사인 유진자산운용 PE 사업부를 통해 투자를 검토했으나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NVC파트너스가 최근 3000억원 규모 투자 의사를 밝혔으나 시장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권마다 출자를 꺼려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기존 주주 움직임에 투자자들 ‘촉각’

이에 기존 주주들은 주요주주 협의체를 구성해 추가 자금 지원 여부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메쉬코리아 주요주주는 네이버, GS리테일, 현대차, KB인베-화인자산운용(Co-GP), 솔본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이다. 투자 검토 기관·기업마다 메쉬코리아 주요 주주들이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지분을 인수해 책임 경영에 나서는 그림을 원하지만, 기존 주주들의 미온적 태도에 어느 곳 하나 투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IB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이 투자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했으나 결정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 각 기관별로 의사결정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다”며 “현대차는 투자하지 않기로 했고, 네이버와 GS리테일도 꺼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GS리테일은 요기요 등 메쉬코리아와 유관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만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라이더 관리 등 이륜차 비즈니스가 대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키할 것”이라며 “KB증권과 이지스투자파트너스도 투자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주주들이 대응하고 있는 상황으로, 주요주주간 협의는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투자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