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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변화, 기회도 있다’ 세미나에 패널로 나온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인구 위기는 자체로서 위기이지만, 기회로 만들면 혁신이 된다”며 “액티브 시니어를 고용하면 생산 가능 인구가 부족해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 차관보는 “앞으로 한국 사회가 장기 성장을 지속하려면 변하는 인구를 어떻게 활용해서, 얼마나 지속할지에 달렸다”고 말하면서 이런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결국 교육과 훈련이 중요한 한데, 이미 높은 수준의 인적 자산을 가진 노령 인구는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데 노동력이 줄어드니 경제 성장률도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제 발표를 맡은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인구 변화를 새로운 시작을 도모할 기회 요인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방 차관보의 제안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혁신과 전환, 연대를 통해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가자”고 제시했다. 그는 “인구 변화와 이들의 수요 특성을 파악하면 수요자 중심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로써 사회 혁신 도모하면 출산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력이 양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질적으로 보완하면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업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패널로 참석한 임세현 BC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고령 인구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노령 사회를 막지는 못하겠지만 대응책일 수 있다”며 “자료를 보면 실제로 액티브 시니어의 노동 생산성이 높아지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가 노동 생산성을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대기업이 가진 데이터를 중소기업과 나누고, 데이터 소유자와 가치를 나누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한계로 거론된다. 방 차관보는 “정년 연장이 화두가 되는 것은 은퇴 이후 여명이 길어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들이 어떤 일자리에서 어떤 일을 할지 등 직무는 분석해야 하고 이로써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여러 준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본 방향은 사회적 논의를 거쳐 마련해야 하는데, 많은 연구를 보면 노인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가 달라서 어느 쪽이 늘어난다고 다른 쪽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논문도 있다”고 했다.
앞서 조흥식 원장이 노인 인구의 노동력을 평가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세대와 지역 등이 갈등을 완화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혼여성만 고려한 출산 대책은 잘못..재정비해야”
그간 정책이 인구 위기를 부른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아픈 지적도 있었다. 김창순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출산 정책이 대상과 방식, 두 가지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짚었다.
김 협회장은 “그간 출산 정책 대상은 기혼 여성과 임산부 여성이었는데, 청년 세대와 결혼하지 않은 미래 세대는 소외돼 있었다”며 “정책 대상을 정확히 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주도해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려고 한 방식도 잘못”이라며 “청년과 여성의 공감대에서 비롯한 대책이 나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정부는 민간과 공조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정부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면, 민간은 출산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그동안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면, 당장 획기적인 변화는 힘들더라도 치고 올라가는 계기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회를 맡은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인구가 바뀌면 사회도 바뀔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인구 변화에 따른 제도와 정책은 바뀌지 않아서 지체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의 인구 정책 자문을 맡고 있는데, 그쪽에서 요구하는 것은 `대한민국 인구 구조처럼 안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을 극복하는 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라며 “이데일리 전략포럼이 `힘든 시기를 피해 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