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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성공 못하는 까닭

류성 기자I 2020.03.09 15:03:42

수익없이 대의명분만으로 백신,치료제 개발 어려워
수조들여 백신,치료제 개발해도 전염병끝나면 도루묵
코로나 사라져도 정부 일정량 사후매입 보장해줘야
수익성없어 여지껏 사스,메르스 백신,치료제 개발못해

[이데일리 류성 기자]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이에 대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대표적 백신전문기업 녹십자(006280), SK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해 셀트리온(068270), 보령바이오파마 등 제약·바이오 기업 15곳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민들은 지금 무엇보다 이들 제약사가 하루 빨리 코로나 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는 희소식을 전해주기를 학수고대한다. 이런 절절한 바람에도 결론부터 얘기하면 코로나19 치료약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는 당분간 하지 않는게 좋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물론 신약개발의 성공을 장담하는 일부 바이오벤처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은 대개 정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은 뒷전이고 이를 빌미로 주가부양이나 투자유치에만 골몰하고 있는 ‘짝퉁’ 바이오 업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신약개발이 성공으로 이어지기 힘든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약 개발을 하려면 평균 10년 이상 긴 세월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수조원에 달하는 개발비용이 들어간다. 정부가 임상 및 판매 절차를 아무리 신속하게 지원하고 나서더라도 전염병 치료신약을 개발하는데는 최소 수년은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반면 사스나 메르스도 그랬지만 대유행하는 전염병은 대개 수개월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지금이야 세상을 들썩들썩하게 만드는 주범이지만 코로나19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요컨대 제약사로서는 긴 세월과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천신만고 끝에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전염병 상황이 종료되면 정작 판로가 없게 되는 것이다. 제약사들이 대외적으로는 전염병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입을 모으지만 ‘속내’가 복잡한 사연이 여기에 있다.

제약사들은 사실 비영리단체도, 자선기부단체도 아니다. 회사의 핵심자원을 백신개발에 쏟아부었지만 나중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회사 존재 자치가 위태로워질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이런 배경으로 사스나 메르스가 세계적 전염병이 됐을때도 상당수 제약사들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한 기업은 없다. 시간이 흘러 전염병도 사라진 상황에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신약 개발을 뚝심있게 지속할 기업은 없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제약사들이 이 전염병이 소멸되더라도 정부가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 및 치료제를 일정 물량 매입하겠다는 것을 사전에 확약해주는 정책을 집행해주길 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염병들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내려면 전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정부가 국책연구소등과의 공동개발등을 통해 기업에 연구자금을 지원해주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명분으로 기업 이익을 무시한채 전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전념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와 같은 선례들이 보여주듯 성과도 거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업들은 전염병 치료 신약개발에 진정성을 갖고 집중하기보다 시쳇말로 개발 ‘시늉’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게 엄연한 현실이다.

코로나19는 지금은 위험천만한 상황이지만 때가 되면 사라진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하지만 전염병이 갈수록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에서 매번 백신,치료제 개발을 ‘구호’로만 끝내서는 걷잡을수 없는 피해는 반복해서 발생할수 밖에 없다. 정부가 나서 제약사들이 전염병 신약개발에 전념할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책을 제시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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