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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文정부, 총선서 몰락할텐데…한국당, 배신자·비겁자 싸움만”

김미영 기자I 2018.12.26 17:33:15

26일 싱크탱크 ‘프리덤코리아’ 창립식
“배신자 vs 비겁자 물어뜯어…반사이익만으론 총선 어렵다”
“전대? 소주제 불과…선거 앞두고 룰 왜 바꾸려하나”
洪, 프리덤코리아로 전대·대선 겨냥 ‘전열 재정비’ 해석도

26일 프리덤코리아 창립식에 참석한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가운데)(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26일 “문재인정부는 내후년 총선에서 몰락할 테지만, 한국당도 비겁자와 배신자가 서로 헐뜯는 구조를 벗어나지 않고는 총선이 어렵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싱크탱크인 ‘프리덤코리아’ 창립식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상황에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준으로 탄핵에 찬성해서 당을 뛰쳐나갔던 ‘배신파’, 탄핵 때엔 숨도 안 쉬고 숨어있던 비겁파로 한국당을 본다”며 “이 두 세력이 지금 한국당의 중심이 돼 있으니 문재인정부가 몰락한들 새롭게 당을 담을 그릇이 될 수 있겠나”라고 개탄했다.

그는 “비겁파가 배신파를, 배신파가 비겁파를 서로 물어뜯는 과정에서 배신파가 공천되면 비겁파들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공격할 것이다, 두고보라”며 “이런 구조에서 반사적 이익만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두 세력이 서로 양해하지 않으면, 당은 대안세력이 되기 어렵다”고도 했지만, ‘프리덤코리아’를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가능성엔 “보수우파를 분열케 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홍 전 대표는 ‘자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싱크탱크 및 정책브레인 역할을 할 전문가집단’을 자처하는 프리덤코리아를 만든 배경을 두고는 “한국당의 정책기능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정책수립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 하에, 한국당과 거리를 둔 보수우파 정책브레인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홍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에 교육분야 공약이 빈칸으로 나갔다. (대표 시절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도 1년 이상 운영해봤지만 정책기능을 할 만큼 인적 인프라가 돼 있지 않다”며 “한국당이 하지 못한 정책기능을 본격적으로 행사해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설엔 “전대는 소주제에 불과하다. 지금은 한국 보수우파진영의 전체를 견인할 사람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행 대표에 권력이 집중되는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 논의엔 “선거 앞두고 왜 선거룰을 개정하나. 계파 나눠먹기 공천을 하자는 게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한편 홍 전 대표가 주도해 이날 공식 창립한 ‘프리덤코리아’는 사실상 홍 전 대표의 싱크탱크라는 시선이 강하다. 그가 가깝게는 내년 초로 예정된 당 전대, 보다 멀리는 2022년 대선 ‘재수’를 염두에 두고 조직화 작업을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홍 전 대표가 전열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보이나, 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충분한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는지부터 국민들은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포럼 발기인 명단은 물론 이날 행사장에서도 당의 현역 의원들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방명록에서 친박근혜계였던 윤상현 의원 이름이 보였을 뿐이다. 윤 의원은 홍 전 대표가 원내대표를 지냈던 2008년 원내부대표를 맡았으며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행사 전 페이스북을 통해 “프리덤코리아는 애초부터 기존 정치인들인 현역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은 배제하고 출발한다”며 “괜히 흠집내기 위해서 현역 의원이 있다 없다 하지 말라”고 미리 못 박아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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