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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잔치판 벌이는데…홀로 소외된 유통株

윤필호 기자I 2017.11.02 15:59:25

유통주 지지 부진…내수경기 부진 심화·中 사드보복 등 영향
최저임금 상승에 편의점 신규출점 증가 속도 둔화
정부, 유통업 규제 강화…“업황 부진 심화될 것”

자료=마켓포인트 제공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유통주(株)가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과 소비심리 위축,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부진하면서 코스피 2500 시대의 축제를 즐기지 못하고 소외됐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통주는 대체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상승추세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관련주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롯데쇼핑(023530)현대백화점(069960)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80%, 0.11% 하락한 21만8500원, 9만2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들은 전날도 각각 1.11%, 1.31% 내렸다. 이마트(139480)도 전날 대비 2.46% 떨어진 21만8000원, GS리테일(007070)은 1.05% 하락한 3만3050원에 장을 마쳤다.

유통주 소외현상은 무엇보다 하반기 들어 내수 경기 부진이 심화된 데 기인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도 영향을 미쳤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5월까지 유통업 지수는 연초 대비 14.1% 상승해 동 기간 코스피 수익률을 1.2%포인트 상회했다”며 “그러나 6월 이후 지수는 9.2% 하락 반전해 연초 이후 수익률은 3.7% 상승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부진은 백화점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의 월별 매출 신장율은 지난 1월과 3월을 제외하고선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수익성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인 백화점 업황 침체 지속이 향후 실적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4분기에도 뚜렷한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난달부터 소비 심리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완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통해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요인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책정됐다. 마트와 편의점과 같이 시급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규모가 작은 업종에 더욱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편의점 신규 출점은 석 달 연속으로 둔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5개사의 지난달 총 점포수는 3만8407개로 전월대비 1.07%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출점이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유통업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업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유통업체의 갑질을 대상으로 과징금 부과기준율을 인상하는 고시를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희진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유통업 관련 규제는 지속적으로 확대 언급됐다”면서 “백화점과 면세점의 휴무일 신설, 대형마트 휴업일수 확대 조정, 복합쇼핑몰 영업일수 규제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적 이슈에 따른 규제 관련 사항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단순 수치상 접근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대형마트 추가 영업일수 규제가 시행된다면 향후 1~2년간 대형마트 업황 부진은 심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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