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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사랑과전쟁..혼인·이혼통계 10년전과 비교해보니

피용익 기자I 2017.03.22 14:45:01

연상녀·연하남 부부 늘고 국제결혼 급감
전체 이혼 건수 줄었지만 황혼이혼 급증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10년 동안 강산만 변한 건 아니다. 우리 삶에서 ‘사랑과 전쟁’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결혼과 이혼의 양상도 크게 달라졌다.

금융위기 이후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혼인연령이 남녀 모두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사회 인식 변화로 인해 과거엔 금기시됐던 ‘연상녀·연하남’ 부부도 증가했다. 반면 ‘국제결혼’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50대 이후 황혼이혼을 선택하는 부부도 큰 폭으로 늘었다.

◇ 불경기 탓..혼인 건수 줄고 연령 높아져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은 28만1600건으로 전년보다 2만1200건(7.0%) 감소했다. 이는 지난 1974년 25만9100건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혼인 건수는 10년 전인 2006년에는 33만600건에 달했지만, 2011년부터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온 끝에 지난해에는 30만건 밑으로 떨어졌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粗)혼인율은 5.5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10년 전에 비해서는 1.3건 떨어졌다.

혼인 건수와 조혼인율이 점점 낮아진 반면 평균 혼인연령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8세, 여자 30.1세로, 전년 대비 각각 0.2세, 0.1세 높아졌다. 10년 전에 비해선 남자는 1.8세, 여자는 2.3세 상승했다. 남녀 간 평균 초혼연령 차이는 2.7세로, 2006년 3.2세를 정점으로 축소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경제적 측면 관련해선 20~30대 실업률이 높은 데다 전월세 비용이 높아지는 등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혼인 인식 변화도 있다”며 “통계청 사회조사를 보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연상녀·연하남 부부 늘고 국제결혼 급감

지난해 초혼 부부 중 남자 연상 부부의 비중은 67.7%로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2006년(71.8%)에 비하면 4.1%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여자 연상 부부 비율은 16.3%로 10년 전(12.8%)에 비해 3.5%포인트 상승했다.

동갑 부부 혼인 비중은 15.9%를 기록하며 2011년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전체의 7.3%인 2만600건으로 집계됐다. 2006년에는 3만8800건에 달했지만, 이후 꾸준히 줄어들며 2만건대를 겨우 유지했다. 지난 2011년 국제결혼 건전화 조치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결혼한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6.3%), 중국(28.3%), 필리핀(5.8%) 순이었다. 10년 전 중국, 베트남, 필리핀 순이던 것과 비교된다. 외국인 남편의 국적은 중국(25.4%), 미국(23.9%), 베트남(9.3%)로 집계됐다. 2006년 일본, 중국, 미국 순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

특히 일본인 남자와의 결혼은 10년 전에만 해도 3412건에 달했지만, 해마다 크게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0분의 1 수준인 381건에 그쳤다.

◇ 이혼 건수 줄었지만 황혼이혼 급증

지난해 이혼은 10만7300건으로 조사됐다. 이혼 건수는 2006년(12만4500건) 이후 2012~2014년을 제외하곤 계속해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2.0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10년 전(2.5건)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졌다.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 47.2세, 여자 43.6세로 집계됐다. 10년 전에 비해 남녀 모두 4.6세씩 높아졌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지속기간은 14.7년이었다. 2006년 대비 2.7년 길어졌다. 그만큼 황혼이혼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실제 10년 전에 비해 50~54세 이혼 건수는 1만1700건에서 1만6600건으로 늘었고, 55~59세 이혼은 6300건에서 1만1900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60세 이상 이혼도 6500건에서 1만2300건으로 급증했다. 50세 이상이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에서 38.0%로 뛰었다.

이지연 과장은 “전체 이혼 건수는 감소했지만, 결혼기간 20~30년 이상의 이혼 건수는 증가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남자 결혼생활 20~30년이면 은퇴할 때고, 자녀가 성년이 돼 떠나면서 빈둥지 세대가 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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