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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입장은 최근 한정적으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기획재정부와는 결이 다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글로벌 경쟁이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의 환경”이라며 “과거에 ‘안 한다’고 했던 규제가 반드시 선(善)은 아니다. 우리 상황에 맞게 범위를 좁히고 부작용을 통제할 수 있다면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금산분리는 법률 용어는 아니지만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상호 지배·결합하는 것을 제한해 금융안정성과 공정경쟁을 확보하는 원칙을 말한다. 산업자본이 금융사를 사금고처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40년 넘게 유지돼 왔으며, 공정거래법·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보험업법 등 여러 법령과 얽혀 있어 완화하려면 광범위한 입법 조정이 필요하다.
공정위가 완화에 신중한 이유는 이 원칙의 태생적 배경 때문이다. 한국의 금산분리 정책은 정부 주도 고도성장기에 대기업집단이 금융업을 겸영하며 나타난 ‘경제력 집중’과 ‘은행 건전성 훼손’ 위험을 막기 위한 규제로 설계됐다. 공정위는 현재도 대기업의 금융 지배가 재발할 경우 독과점 구조 심화와 금융 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정위의 신중론은 대통령실의 기류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독점 폐해를 방지할 안전장치가 마련되는 범위에서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오픈AI·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미국의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파트너십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반도체 설비 투자와 스타게이트 지분 참여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산업·금융 간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금산분리 완화 방안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의 사모펀드 운용사 지배 금지를 일부 완화하고, 해당 운용사가 사모펀드의 무한책임사원(GP)으로 참여해 외부 투자자(LP)로부터 대규모 반도체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규모 반도체·AI 투자를 위한 자본조달 통로를 열어주는 구상이다.
입법 움직임도 감지된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해, 손자회사의 특수목적법인(SPC)에 ‘첨단전략산업기금’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가전략기술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설비투자를 뒷받침하자는 취지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산분리 원칙이 절대적 규범일 수는 없지만, 역사적 매락이나 한국적 대기업의 지배구조 등을 고려하면 금산분리 원칙의 완화는 신중한 검토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야 할 문제”라며 “다만 (AI 등 신산업 투자에 따른) 규제 완화의 필요성과 효과가 실증적으로 입증된다면 제한적인 조정 논의는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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