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장관,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
대선 출마식·주요 행사마다 청년 동행
보수 청년층 비롯해 2030 소통 강화
선거 판세에 영향 커 ‘청년과 광폭 행보’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이 대선 출마식이나 주요 행사마다 청년들을 대동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탄핵 정국에서 반탄(탄핵 반대) 집회와 시위 등 광장으로 나온 보수 청년층을 자신들이 끌어안겠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킴과 동시에 보수 취약점으로 꼽혀온 2030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흔히 중도층과 무당층은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캐스팅 보트’로 여겨지는 만큼 중도·무당층이 많은 청년층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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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범보수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전 장관은 대선 출마 선언식부터 주자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마다 청년과 보폭을 맞추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에서 김 전 장관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도 10명 남짓한 청년이 함께했고, 선언식 마지막 부분에선 김 전 장관과 손을 잡고 “함께 힘을 합쳐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며 하나 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출마 선언식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자리에도 청년 대변인으로 임명한 김민섭(서울대 교육학과 2학년)씨만 단독으로 배석하기는 모습도 보였다. 노련한 대변인 대신 청년 대변인을 배석시켰을 정도로 청년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은 출마 선언 이후 첫 행선지였던 전태일 기념관에도 청년들과 동행했다. 당시 8명 청년들이 김 전 장관과 함께 기념관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간담회도 개최했다. 청년들은 김 전 장관에 ‘20대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청년 정책에 대한 방향’ 등에 대해 질문하며 김 전 장관과 교감하기도 했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전태일기념관을 찾아 전시관을 둘러 본 뒤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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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김 전 장관의 청년을 향한 행보가 ‘중도 확장성’엔 한계가 있다는 우려를 타개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노동운동계 ‘대부(代父)’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은 민주화 이후에는 진보 진영을 떠나 보수 정치인으로의 길을 걸으면서 각종 극우 발언과 정치적 행보로 진보 진영에서 거센 반발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과 이미지가 겹친다는 평가를 받는 나경원 의원도 지난 11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공식적인 첫 행선지로 청년과의 만남을 택했다. 일명 ‘햄버거 회동’이다. 지난 12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캠퍼스 내 위치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청년들을 만나 취업·노동·연금 등에 대한 고충을 듣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판사 출신의 5선 중진인 나 의원은 전국구 인지도와 명성을 갖고 있지만 이번 탄핵 정국에서 반탄(탄핵 반대) 선봉에 섰을 정도로 강경 보수 이미지가 중도 확장에 걸림돌로 꼽힌다.
 |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내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청년 간담회를 열기 앞서 주문한 음식을 들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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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 찬탄(탄핵 찬성)파로서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의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 또한 청년 대통령 이미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대선 10대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청년들이 대거 등장했고, 이들은 안철수 의원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이날 20~30대로 이뤄진 ‘미래를 위한 외침’ 청년 모임은 “기성 정치의 낡은 계획과 진영 논리에 지쳤다”며 “변화와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 과제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지도자는 바로 안철수”라며 지지하며 정책 제안서를 안 의원에 전달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조기 대선 승패는 ‘누가 중도층 표심을 가져가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청년층 공략’에 공을 대선 주자들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청년층 지지 호소를 위해 대선 기간에만 ‘반짝 교감’하는 데 그치면 향후 더 큰 역풍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근본적으로 우리 청년들이 고민하는 있는 취업과 일자리, 결혼, 내집 마련 등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1대 대통령 선거 공약발표 기자회견에서 청년들로부터 정책제안서를 전달받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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