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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코로나 악몽' 개신교계, "자성하고 신뢰 회복해야"

김은비 기자I 2021.01.19 14:28:53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개신교계는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었다. 대면예배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사상 초유의 온라인 예배가 치러졌다. 잇단 교회발 집단 감염으로 개신교계 전체가 사회적 비판의 중심에 서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교계 내부에서는 “코로나19로 교계의 부정적 민낯이 다 드러났다”며 “개신교계가 자성하고 정화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17일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 선물을 전달한 한국교회총연합 대표단 (사진=한국교회총연합)
◇지난 1년 잇단 교회발 집단 감염

종교모임이 중지된 것은 지난해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대구교회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방역당국은 감염 확산을 막고자 모든 종교 모임을 중지했다.

기독교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비대면 예배를 시작했다. ‘온라인 예배’부터 교인들이 자가용을 탄 채로 교회 주차장에서 드리는 일명 ‘드라이브 인’ 예배도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교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 조처와 관련해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맞서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했다. 대면 예배를 주장하던 교계를 향해서는 더욱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교계는 고개를 숙였다.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교계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일부 교회를 통해 지역 사회 감염확산의 통로가 된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지역과 교회의 여건을 검토해 향후 2주간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서 공예배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온라인 예배로 진행하고, 일체의 소모임과 교회 내 식사, 친교 모임을 중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 이후로도 일부 크고 작은 교회에서 대면예배를 강행하면서 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BTJ열방센터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교회는 또 다시 사회의 공분을 샀다.

사랑제일교회 기자회견 지켜보는 주민(사진=연합뉴스)
◇개신교계 특성상 강력 제재 어려워…일부 교회 일탈만 강조 되기도

물론 개신교는 천주교, 불교와 달리 중앙집권적 조직이 아니기에 방역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신교계에서는 정부의 방역 지침이 내려올 때마다 각 교단들이 모인 연합기관을 중심으로 교단과 개별 교회에 방역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는 교회에 대해서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안이 없어 골머리를 앓았다.

또 교계의 방역 노력과 사회적 활동 등에 비해 일부 교회의 일탈만 지나치게 강조된 부분도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사랑의교회, 광림교회, 강남중앙침례교회 등 5개 대형교회는 각각 보유 중인 기도원, 수양관 등 시설을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치료시설로 제공한 바 있다. 한교총은 ‘코로나 극복, 이웃사랑 김장김치 나눔’ 행사로 취약계층에 10㎏짜리 국내산 김치 920박스를 전달하기도 했다.

예장 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발 예배의 문이 열리게 됐으니 교회에서 식사만큼은 금지해 주시고 방역을 잘 지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고 교단 소속 교회를 향해 호소했다. 그러면서 “요즘 교회 관련한 기사의 댓들을 보면 수천 개가 달려 있는데 그런 것을 보면 맥이 풀려 버리고 잠 못 이룰 때가 많다”고 어려움을 성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교계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자성하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신교계 원로인 손봉호 교수는 “개신교계의 불건전한 요소가 전부 폭로됐다”며 “교계 내부에서도 그동안은 딱 잘라서 잘못 됐다고 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개신교인 한사람으로 미안하고 부끄럽다”면서도 “개신교계가 좀 정화되는 계기가 될 거란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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