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친환경 관련주가 과거 단기 수익을 내는 테마주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상승 추세를 이어간다는 전망엔 흔들림이 없다. 세계 각국의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등 거시적 움직임에 더해 올해 국내 증시를 이끄는 개인 투자자들이 성장을 좇는 성향을 보이는 등 수급적 요인까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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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풍력발전 업체인 씨에스윈드(112610)와 해상풍력 발전기에 쓰이는 해저케이블 제조사인 LS(006260)와 대한전선(001440)은 이날 각각 7.05%, 9.09%, 1.9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이후 이날까지 누적 수익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해당 기간 세 업체는 각각 18.5%, 24.7%, 27.8% 상승했다.
이처럼 신재생 에너지 테마주들은 최근 급등한 데 대한 차익 실현 욕구 등으로 이날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태양광 에너지 대표 종목인 한화솔루션(009830)(-5.91%)과 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5.36%)도 이날 내렸는데, 지난 4거래일간으로 따져보면 각각 16.7%, 31.8% 올랐다. 마찬가지로 수소 테마 그룹으로 묶인 효성의 효성중공업(298040)(-5.66%)과 효성첨단소재(298050)(5.86%), 효성화학(298000)(-5.79%)도 이날 하락했지만, 해당 기간 각각 33.3%, 5.9%, 13.4% 상승했다. 다만 풍력터빈 제조회사인 유니슨(018000)은 전 거래일 대비 19.57% 상승 마감했다. 주가 급등 등의 이유로 지난 7일 거래가 정지됐다가 이날 재개하자마자 큰 폭 오른 것이다.
이같은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의 급등은 최근 정부의 뉴딜 정책 발표 영향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제1차 한국판뉴딜 전략회의를 주재, 디지털과 그린을 두 축으로 한 뉴딜사업에 향후 5년간 총 170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한국거래소는 오는 10월 탄소효율 그린 뉴딜지수를 개발해 발표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날 오후 ‘제1회 푸른하늘의 날’ 기념식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오는 2034년까지 석탄발전소 30기를 폐쇄하고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를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 뉴딜을 통해 2025년까지 총 73조원이 투자되고 일자리는 66만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정책·글로벌 추세·개인 관심…“추세 상승 가능”
전문가들은 과거 단발성 이벤트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테마주 성격을 띠던 친환경 관련주들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는 등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데다, 글로벌 에너지 체제 변환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지난 12월 그린딜 프로젝트에 합의하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를 목표로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민주당은 10년 내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그린뉴딜 정책을 당의 기본책으로 제시하고 있어, 유력한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정책 실현 가능성은 더 커진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에 시세를 분출하고 마무리되는 테마주에서 벗어나 중장기 추세로 이어지는 테마의 조건 중 하나가 정책 지향점과 글로벌 트렌드의 일치라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주요 경제권 정부들의 환경 정책에 대한 관심과 의석 과반수 이상을 확보한 한국 여당의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친환경 테마에 대한 정책적 모멘텀은 충분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친환경 테마에 관심을 갖는 점도 추가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개인 수급 영향을 크게 받는 중소형주인 수소 테마의 두산퓨얼셀(336260)과 해상풍력 종목의 세진중공업(075580)의 경우 전날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과거처럼 외국인의 뒤를 밟는 게 아닌 각종 매체를 통해 양질의 투자 정보를 적시에 제공 받으며 변화에 기만하게 대응, 명실상부 대표선수가 됐는데 최근엔 그린뉴딜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신재생 에너지 종목은 당장 이익이 없더라도 정부의 정책 지원과 높은 성장성을 상승 모멘텀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