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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4%대 하락 마감하면서 지난해 ‘검은 10월’의 저점을 뚫었다. 주도주였던 바이오주가 연일 악재로 맥을 못추는 가운데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나서고 미국까지 한국 개발도상국 혜택 박탈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내·외 악재에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코스닥 시장을 반전시킬 호재가 없는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신용융자잔고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바이오 악재·日수출규제·개도국혜택 박탈’ 3중고에 ‘와르르’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0%(25.81포인트) 내린 618.78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연저점을 또 다시 경신한 수치일 뿐 아니라 지난해 10월 29일의 저점(629.70)까지 뚫은 수치다. 종가기준으로 보면 지난 2017년 4월 14일(618.2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의 부진은 대장주 역할을 해온 바이오주들이 무너지면서 본격화됐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가 판매 중단된다는 소식이 들려온 데 이어 에이치엘비(028300) 역시 리보세라닙 임상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탓이다. 연이은 대장주들의 악재로 전체 투자심리가 악화, 코스닥 지수는 지난 4월 12일 767.85를 기록한 이후 줄곧 미끄럼틀을 탔다.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코스닥시장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7월 이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이슈가 터지면서 IT부품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이 또 한 번 타격을 받은 것이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의 개발도상국 혜택에 대해 재검토 할 것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요구하면서 한껏 약해진 투자심리는 또 다시 흔들렸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IT부품 비중이 가장 높은데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이슈가 터지면서 센티먼털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바이오주 역시 워낙 상반기에 악재가 많았기 때문에 투자자의 불신이 커 쉽게 센티멘털 회복이 어렵다”고 짚었다.
◇ ‘반대매매→지수하락’ 가능성도…“하단 가늠 어렵다”
악재가 끝없이 쏟아지다 보니 수급마저 꼬였다. 기관은 이달 들어 6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날 주식을 팔아치우며 총 4814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 역시 이달 총 2932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가 약세장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외국인과 기관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매수세를 이어가는 것은 개인이 유일했다. 개인은 7월 들어 5거래일만 제외하고 매일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총 8809억원을 매수 중이다.
그러나 개인의 매수세조차 반대매매 가능성이 거론되며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주가하락→반대매매→지수하락의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날부터 반대매매 혹은 투자자들의 ‘패닉셀’이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9일 비교적 아침 이른 시간, 그리고 짧은 시간에 대규모의 매매가 나온 것으로 보아 증거금 납입이 안돼서 반대매매 물량이 풀린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시장의 경우 개인 참여 비중이 코스피 시장보다 훨씬 높은데 반대매매가 나오지 않아도 이를 회피하기 위한 예비적 손절매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스닥 신용융자잔고는 시가총액 대비 2.44% 수준으로 과열국면이며 2.2% 수준까지 내려와야 다소나마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스닥 지수의 하단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표 키움증권 스몰캡팀장은 “최근 급등했던 반도체 소재 관련주도 기관의 매도세가 나오고 받쳐줄 만한 수급이 딱히 없는 데다 개인이 투자한 레버리지 상품의 반대매매까지 겹치며 개별주 수급까지 좋지 않다”며 “이번 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슈도 있고 2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는 8월 중순까지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