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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한미 동맹의 균열은 없고 굉장히 견고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무엇을, 왜 원하는지를 알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디테일’을 충분히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맥스 보커스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12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대한민국, 오늘과 내일’이란 주제로 진행된 대담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보커스 전 대사를 비롯해 안호영 북한대학원대 총장과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대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과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보커스 전 대사는 북·미 관계에 대해 “누군가가 먼저 강하게 나갔을 때에도 균형있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외교 전술인데, 현재 북한에 대해 이러한 자세는 위험하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본인의 강력함을 자국 안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무대에 내보이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자신이 중요한 사람처럼 보여지고 싶어하기 때문에 핵·미사일을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걸 ‘트위터’를 통해 하면서 강하게 말하고 행동하며 자신의 전략이 먹히는 것을 즐긴다”면서 “본인을 알리고 관심을 받고 싶어하지만, 북한과의 관계와 미·중 무역분쟁 등 국제관계에 있어서 많은 부분에 대한 논의는 조용히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칙에는 합의됐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실제 구체적인 의사 결정은 지위가 높고 공적으로 드러나있는 인물이 아닌 실무자들이 세부 사항을 다루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했을 때 김 위원장이 무엇을 얻을 수 있으며 왜 그것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 위원장이 한발 물러설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견고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양국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커스 전 대사는 6선 상원의원 출신으로, 상원 재무위원장 시절 한국을 비롯해 호주·싱가포르 등 11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상원 통과를 주도했다. 아시아국가 가운데선 중국과 관계가 깊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