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 연찬회 참석…'끝장 토론'으로 결별 명분 쌓나

박경훈 기자I 2019.02.07 14:38:11

바른미래, 8~9일 연찬회 열고 당 진로 논의
劉, 그간 '중도 지향' 당 색깔에 불만
호남계 의원은 평화당과 통합설 모락모락
한국당 전대 이후 劉 탈당 가능성 ↑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12월 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 간 결별을 위한 ‘명분 쌓기’가 최고조를 향하고 있다. 유 전 대표는 8일 열리는 당 의원연찬회에서 당의 진로를 두고 첨예하게 논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미래당은 8~9일 양일간 경기도 양평의 한 호텔에서 의원연찬회를 연다. 연찬회 의제는 당의 진로. 당 소속 의원 중 당원권 정지 중인 비례 3인방(박주현·장정숙·이상돈 의원)과 개인일정으로 불참을 통보한 4명을 제외한 22명이 참석해 최소 4시간에 가까운 ‘끝장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눈에 띄는 점은 유 전 대표의 참석. 유 전 대표는 지난 6.4 지방선거 참패 후 당내활동을 사실상 외면해왔다. 당의 정상화를 위한 손학규 호 출범 이후에도 칩거는 계속됐다. 여기에 더해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의 탈당이 이어지며 ‘유승민 탈당설’도 불거졌다.

유 전 대표가 당내 문제에 침묵을 깬 건 지난해 12월. 그는 한 대학 강연에서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분들과 안보와 경제, 복지에 대해 생각을 같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괴롭다”고 밝혔다. 사실상 자신의 대표 브랜드와 같은 ‘개혁 보수’ 담론이 당 내에서 사라진 것에 섭섭함을 표현한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지선 참패 이후 당의 방향 중 하나인 ‘합리적 중도’를 ‘합리적 진보’로 전환했다. 비대위 체제를 마치고 수장에 오른 손학규 대표 역시 ‘좌우를 모두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중도 전략을 펼쳤다.

손 대표는 유 전 대표의 당내 복귀를 바라지만 좌표 수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양 측은 지난달 24일 오찬을 나누며 당의 진로를 나눴다. 하지만 입장 차만 드러내며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일각에서 “결별을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당 안팎 상황도 복잡하다. 김동철·박주선 의원 등 호남계 바른미래당 인사와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양당 통합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통합문제가 연찬회 주제로 올라올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와 유 전 대표의 결별 시기로 이달 27일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주목한다. 유력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보수대통합을 외치는 등 유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인 정두언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 전 대표가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면 바른미래당 갖고는 도저히 안 된다”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한국당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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