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ISA 상담만 꼬박 30분…"특판상품 낀 신탁형 주로 찾아요"

이명철 기자I 2016.03.14 17:48:06

ISA 출시 첫날, 증권사 영업점서 상담 받아보니
주로 신탁형 선호… 일임형 MP구성 중요

이데일리 기자(왼쪽)가 증권사 영업점에서 직원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고객님은 투자성향이 공격형으로 나오네요. 그렇다면 고위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보시겠어요?”

국민 재산 증식에 일조하겠다는 개인종합자산관리(ISA)가 출시됐다. 은행·증권사들은 다양한 상품을 한데 모아 운용하면서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상품이라는 설명을 친절하게 곁들이고 있지만 아직도 금융투자 문외한들에게는 쉽게 와닿지 않는다. ISA 가입 절차는 어떤지, 무슨 상품이 포함되는지, 수익은 얼마가 날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서울 여의도 한 대형증권사 영업점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ISA 알아볼까… 신탁형, 특판RP 인기

출시 첫날 오전이어서 그런지 영업점은 한산한 상태였다. 상담을 맡은 직원은 “출시 전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한 적은 있었지만 실제 상담은 처음”이라며 “아무래도 직장인들이 주요 대상이다보니 평일 오전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담석에 앉으니 우선 ISA에 대한 설명이 시작됐다. ISA 가입대상은 직전 연도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자다. 단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은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 종합과세(6~38%)가 부과되는 경우다. 손익통산 200만원까지는 비과세가 적용되고 초과분은 분리과세된다. 납입한도는 연간 2000만원이다. 이 직원은 “한도는 연간으로 매겨지는 것으로 한달에 얼마 내는지 상관없다”며 “5년간 최대 1억원을 투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도해지할 경우 수익이 일반과세로 전환되기 때문에 세제 혜택은 없어진다. 중도해지 수수료는 따로 없다.

상품은 특성에 따라 크게 신탁형과 일임형(WRAP형) 두 가지로 나뉜다. 일단 한번 신탁형을 선택하고 계좌를 만들면 다시 일임형으로 바꿀 수는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탁형은 고객이 어떤 상품을 얼마나 투자할지 여부를 정하는 방식이다. 수수료는 무료다. 일단 가입 후 온라인을 통해 선택 가능한 상품을 골라 담을 수 있다. 상담직원은 “편입가능 자산으로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결합증권이나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편입가능 자산에서 선택이 가능하다”며 “주로 일임형보다는 신탁형을 통해 특판상품에 가입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판상품이란 온라인을 통해 ISA에 상담예약을 신청한 고객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다. 이 증권사의 경우 연 5.0% 수익의 특판 환매조건부펀드(RP)와 청약한도를 낮춘 ‘K-FI’ 상품 등의 가입 기회를 주고 있다.

◇일임형, 성향 따라 펀드·ETF 등 MP 구성

일임형은 투자성향에 따른 모델포트폴리오(MP)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증권사에 자산 운용을 일임하는 것이다. 기자에게 맞는 MP를 알아보기 위해 투자성향 조사를 했다. 현재 금융자산 비중이나 과거 투자 경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도, 원하는 수익 또는 예상하는 원금 손실 등의 항목 등이 있었다. 조사를 마친 후 기자가 받은 투자성향은 안정·안정추구·위험중립·적극투자·공격형 중 가장 높은 공격형이었다. 직원은 “감내할 수 있는 손실 수준과 금융 지식이 높고 투자 경험이 있으면 (투자성향)이 높게 나온다”며 “보통은 안정형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회사 MP는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이 있으며 공격형은 적극투자형과 함께 고위험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성향이 낮더라도 동의서만 작성하면 높은 등급의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고위험 투자상품은 선진국 주식 펀드·ETF 비중이 20%로 가장 높았다. 중위험과 달리 이머징 주식 펀드·ETF와 고위험·고수익인 하이일드 채권과 신흥국 채권 투자 펀드·ETF도 편입됐다. 반면 안정성이 높은 대신 예상 수익도 낮은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비중은 줄었다.

일임형의 경우 목표 수익률은 추산되지 않았다. “채권 같은 경우 수익률 추산이 가능한데 비해 주식이 들어가면 과거 데이터를 설명해주기는 하지만 미래 수익률은 나올 수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객이 원할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 변경도 가능하다. 다만 기존 모델에서 빠져나가게 되면 전문가들의 리밸런싱(자산 재배분)을 받을 수 없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ISA의 기본 이해부터 각 상품 특성, 투자성향 검사와 포트폴리오 구성까지 설명을 듣다보니 30분이 훌쩍 넘었다. 상담을 마치면 창구로 자리를 옮겨 계좌 개설을 하게 된다. ISA 계좌 개설 시에는 신분증과 함께 원천소득영수증, 근로·사업소득 지급 확인서, 소득금액·사업자등록 증명원 중 1개를 준비해야 한다.

▶ 관련기사 ◀
☞ ISA 출시 첫날 행사는 `북적`…영업점에선 `우왕좌왕`
☞ ISA 첫 날부터 銀 `불완전 판매` 논란..일단 가입해라 "증빙서류는 나중에"
☞ 미래에셋생명, 보험업계 최초 ISA 상품 출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출시

- ISA 첫날 32만명 가입…산뜻한 출발 - 예보 "ISA 편입 예·적금도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 - "고금리 특판RP 먹혀"…증권사 ISA 계좌당 금액, 은행 10배↑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