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권에 공급될 재건축 아파트는 9개 단지, 총 1만 4387가구다. 이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3055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최근 주택시장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분양시장에도 훈풍이 불면서 보수적으로 잡았던 분양가를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강남권 재건축 조합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다. 일반 분양가를 높여 분양 수익을 늘리면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대표 단지가 올해 하반기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는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다. 이 단지는 당초 일반분양 물량에 대해 3.3㎡당 2515만원에 내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합 측은 최근 들어 주택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데다 다음달부터 분양가상한제까지 폐지됨에 따라 일반분양가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
올해 하반기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서초구 잠원한양과 한신5차도 일반분양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반분양 가구 수가 잠원한양은 162가구, 한신5차는 41가구로 많지 않지만 입지면에서 선호도가 높은 곳인 점을 감안하면 고가 분양도 가능할 것으로 조합 측이 판단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9월 인근에서 분양한 아크로리버파크2차가 역대 최고 분양가(전용면적 112㎡ 기준 3.3㎡당 최고 5002만원)를 기록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인근 잠원동 C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조합의 선택지가 넓어지게 됐다”며 “조합 측이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두 단지 모두 일반분양가를 3.3㎡당 3500만~4000만원 선까지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 미분양을 우려하던 상황과는 입장이 많이 바뀐 것이다.
연말 분양 예정인 서초한양(590가구)과 삼호가든4차(417가구) 역시 일반분양가가 3.3㎡당 4000만원대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입지가 좋은 데다 가구 수도 비교적 많은 편이어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공사는 분양가 인상에는 뜻을 같이 하면서도 인상 폭에 대해서는 조합과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원활한 분양을 위해서는 적정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지금 당장은 분양가를 높이는 게 조합원들에게 이득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분양가가 너무 비싸 일반분양이 잘 되지 않거나 분양을 받고도 실제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 경우 경우 조합이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며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하기 위해 조합 측과 꾸준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마구잡이식 분양가 인상은 결국 주택 경기 회복에 독이 될 수도 있다”며 “조합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