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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해 최저치(3만1458엔)를 밑도는 수준으로, 닛케이 평균지수는 이날 오전 한때 3만1000엔선이 깨지기도 했다.
종가 기준 하락폭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경계와 미국 경기 악화 우려가 겹쳤던 지난해 8월5일(4451엔 하락), 블랙먼데이 다음날인 1987년 10월 20일(3836엔)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크다.
도쿄증시 프라임 시장은 90%가 넘는 종목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력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장중 한때 도쿄일렉트론은 13%, 토요타자동차는 8% 급락했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야스카와전기는 가격제한폭 하한가(하한가 수준)까지 추락했다.
주가지수 선물이 급락하자 오사카거래소는 이날 오전 닛케이평균선물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지난 주말부터 하락률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시장 급변 시 투자자의 냉정한 판단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닛케이 평균선물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도쿄증시 주가 지수(TOPIX) 선물과 도쿄증시 성장시장 250지수 선물 등 총 5개 지수에서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투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국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직전 거래 대비 0.09% 하락한 1.11%를 기록했다. 이는 1월 6일 이후 최저치다.
국채 금리 하락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약화된 영향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렸던 은행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미쓰비시UFJ금융그룹, 미즈호금융그룹 등은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 4일 미국 증시에서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231달러(5.5%) 내린 3만8314달러에 마감했다. 각국의 보복 관세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 실적에 큰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커진 탓이다.
쿠로세 코이치 레조나에셋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하한선이 없어 어디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다”며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보복관세 발동을 예고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닛케이 평균 주가의 예상 변동률을 나타내는 닛케이 평균 변동성 지수(VI)는 50을 넘어서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20을 넘으면 시장 급락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닛케이 평균은 지난주 3000엔(9%) 넘게 하락했다. 각국의 보복관세가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할 수 없는 탓에 일본 증시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