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예능국 분사를 통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플랫폼을 확대할 경우 수익성을 제고하고 SBS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BS는 지난 2020년 본사 드라마본부에서 독립한 자회사 ‘스튜디오S’ 처럼 예능국을 분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5월 중 예능국 PD 등 조직원 의견수렴을 거쳐 분리 찬성 의견이 60% 이상 나오면 추후 절차를 밟아갈 계획이다.
예능 스튜디오를 분사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SBS 측은 “예능국 인력을 외부나 타 프로그램 제작에 원활하게 투입하자는 취지”라며 “스튜디오로 독립할 경우 협력 파트너들로부터 투자 유치 가능성도 노릴 수 있는 데다 자생적으로 경쟁력있는 회사로 키울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SBS가 예능국 독립을 고려하는 건 SBS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얼라인이 예능 강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제안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6.17%) VIP자산운용(5.17%) 등도 SBS 주요 주주이지만 예능국 분리와 관해 의견을 개진한 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는 “공개적인 주주제안이 아니라 하더라도 행동주의 펀드 지분이 들어간 상황에서 SBS가 이들의 제안을 의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선 예능국 독립이 SBS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도 독립시켜서 기존 SBS 채널뿐 아니라 OTT 등 다른 플랫폼에도 공급하려는 시도라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현재 드라마 자회사인 스튜디오S 가치도 SBS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예능국 독립이 시장에서 SBS 기업가치 제고 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예능으로 수익을 낸 전문 제작사가 없어서 분사를 한다 해도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예능국 독립의 주된 목적은 내부적 의사결정 과정 효율화를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SBS는 그나마 의사결정이 다른 지상파보다 개방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OTT를 경쟁상대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며 “피지컬100 흥행의 경우, 내부에선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왜 외부로 파느냐, 우리 채널에 팔아서 광고수익을 더 끌어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좋은 가격에 팔아서 밖에서 돈을 벌어 오는 것이 지금 시장에 맞는 것이란 의견이 충돌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의사결정에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능국 독립을 고려하는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SBS 측은 공식적 차원에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른 SBS 관계자는 “예능 분사는 작년부터 추진해 왔지만 지난해 투표 결과 부결된 만큼 회사 차원에서 고려하는 건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