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학회 등은 1년여 동안 진행해 온 감사결론이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랜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면서 월성1호기 조기폐쇄의 부당성을 강조하거나 현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위협이 될만한 감사보고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최종 결과는 강도가 약했다는 것이다.
원자력계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라고 해석했다. 월성1호기 재가동은 시기적으로도 정부 정책으로도 어렵게 됐으며, 신한울 3·4호기 가동중단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경제성분석이 잘못됐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현 정부의 급속한 에너지전환정책이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하재주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론화에 이어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월성1호기 운영 중지까지 탈원전 정책이 정치적으로 결정되고,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며 “정부 측 인사들이 포진한 감사위원회 구성과 의결 등을 고려하면 예상됐던 결과”라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이사들의 배임행위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탈원전 정책 기조가 오히려 우세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감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하는 등 감사를 방해한 공무원들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82조에 따라 징계를 요구했고, 한수원 사장에 엄중 주의도 요구했다.
다만 조기폐쇄를 의결한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에 배임 행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제성 평가 과정에서 부적절한 개입은 있었지만 본인이나 3자가 취득한 이득이 없다는 점, 한수원에 재산상 손해를 가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의 이덕환 공동대표(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수력원자력 이사들에 대한 배임행위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고,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큰 변동 없는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월성1호기가 재가동하거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명분을 찾기도 어렵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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