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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 다 죽는다”…언택트 중개서비스에 뿔났다

김미영 기자I 2020.09.23 15:22:40

정부, 뉴딜정책 차원서 부동산 거래에 AI 도입
공인중개사협회 “1인 릴레이 시위·靑 국민청원 등 투쟁”

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의 국회 앞 1인 시위(사진=공인중개사협회 제공)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지역사정에 밝은 공인중개사의 축적된 노하우와 현장 실사가 필수적인데도 ‘중개인 없는 거래’ 운운하는 건 탁상행정이고 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공인중개사의 생존권도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비대면(언택트) 중개서비스 도입을 추진하자 공인중개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용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23일 국회 앞에서 “공인중개사 생존권 말살정책, ‘반드시 저지하겠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협회는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대규모 시위·집회는 자제하되 추석연휴 후에도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협회의 반발은 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 등 지능형(AI) 정부 사업에 내년 예산 8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터져나왔다.

협회는 “비대면 부동산거래시스템 구축은 국민의 재산권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정부가 뽑은 국가자격사인 공인중개사의 존재 자체를 완전히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45만명의 공인중개사 합격자가 배출됐고 10만6000명이 개업공인중개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합격인원 조정 등엔 뒷전이더니 또다른 일자리 창출을 명목 삼아 개업공인중개사 말살정책을 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가칭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에도 비판을 가했다. 협회는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 확보, 시장 거래질서 확립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새로 설치하겠다지만 실효성 없는 옥상옥 기구는 무의미한 것”이라며 “공인중개사제도의 정착과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인중개사의 업권이 침해될 경우 청와대 국민청원, 전 회원 서명운동 및 릴레이 시위, 100만 가족 총궐기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국회 앞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전국 지역별 릴레이 시위 및 더불어민주당사 앞 집회도 벌인단 방침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중개사 없는 부동산거래시스템 구축’ 백지화 요구 청원은 시작 이틀 만인 23일 6만여명이 동의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세계 흐름상 비대면과 발전된 기술로 중개업이 변화해가고 있어 이 추세에 발맞추려는 것”이라면서 “중개인이 사라지는 건 아니며 중개업자들의 생존권이 위협 받을 것이란 건 오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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