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단독]강남구청 “은마아파트 선관위 직접 뽑겠다”…추진위에 통보

정두리 기자I 2020.03.23 15:10:28

추진위원 정족수 미달 시 구청서 직접선임 방침
선거규정 의거 추진위에 25일까지 자료제출 요구
추진위-구청 간 법적다툼 장기화 ‘우려’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차기 재건축 추진위원회 선거를 둘러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내홍이 계속되자 강남구청이 사태 수습을 하겠다며 직접 나섰다. 강남구청은 현 은마아파트 추진위원의 정족수가 미달됐다고 판단될 시 차기 추진위 선임을 위한 선거관리위원을 직접 뽑겠다는 방침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지난 20일 은마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 오는 25일까지 추진위의 선거관리위원 입후보자 신청서 명단을 제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 비상대책위원회격인 은마반상회의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은마반상회는 지금까지 추진위가 회계감사 위조 및 부정선거 등 불법 행위를 일삼았으며 현재는 정족수도 채우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추진위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추진위원은 위원장, 부위원장, 감사를 포함해 총 100인 이상 115인 이내로 구성돼야 하는데, 현 추진위는 A추진위원의 자격상실과 B추진위원의 사퇴 등으로 인해 정족수 미달(99명)이 됐다는 게 반상회 측의 주장이다. 이 경우 선관위원의 선임은 선거관리규정 50조 2항에 의거 구청장이 하게 돼 있다.

강남구청이 은마아파트 추진위에 보낸 ‘선거관리위원 선임요구 민원사항 알림 및 관련자구 제출요구’ 공문. (사진=독자 제공)
이를 받아들인 구청은 “추진위원수의 수가 미달일 경우에는 구에서 선거관리위원을 선임할 계획이니 추진위가 보관하고 있는 선거관리위원 입후보자 신청서 명단 및 관련 자료들을 이달 25일까지 제출하라”고 추진위에 통보했다.

구청은 기일내에 자료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오는 26일 직접 추진위 사무실을 방문해 관련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후 27일에는 추진위에 선거관리위원 선임 날짜와 선임방법, 참석인원 등을 통보하고 구청에서 추후 선관위원을 직접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선관위 선임 절차는 기존 등록된 36명의 후보 중 7명을 무작위 추첨하는 방식이다.

은마아파트 추진위와 구청의 추진위 구성을 둔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추진위는 현행 추진위원장의 임기 만료가 도래함에 따라 신임 위원장을 뽑기 위해 선관위를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주민들은 반대로 구청이 추진위 소집 정지 명령을 내려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추진위는 자치구에서 재건축 사업에 과도하게 개입, ‘행정 갑질’을 하고 있다며 구청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추진위는 구청의 이번 행정처분에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측은 공정한 선거를 위해 선관위를 구청에서 선임해달라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추진위와 소유주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태라 구에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법리검토를 충분히 한 결과 앞선 소송과 관계없이 행정조치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정두리 기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