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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에서 만난 주北·주韓 러시아 대사들

김영환 기자I 2018.12.26 17:27:58

남북에 각각 주재하던 러시아 대사들, 착공식 계기로 만남
중국·몽골 인사들도 철도·도로 연결에 깊은 관심

26일 오전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참석자들이 개성공단 내 식당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판문역(개성)=이데일리 김영환 기자·공동취재단]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린 개성 판문역에서 남측과 북측에 주재하는 러시아 대사들이 뜻밖의 만남을 갖고 기뻐했다. 남북 철도·도로가 연결됐을 때를 체험할 수 있는, 미리 보는 남북 인적교류의 현장이었던 셈이다.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개최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서울역에서 열차에 몸을 실었다. 이날 오전 8시56분께 판문역에 열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판문역에서 서울에서 온 인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내 밝은 미소로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나눴다. 러시아 측 인사들의 통역을 담당했던 러시아 측 직원은 “러시아 행사도 아닌 남북 행사에 러시아 대사들이 중간에서 만나는 게 무척 신기하다고 대화를 나눴다”고 두 대사의 만남을 전했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외빈들은 남북의 철도·도로 연결에 대해 협력을 다짐했다. 정부는 착공식에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몽골 등 외국 인사들을 초청했다. 남북 교류 행사였지만 더 나아가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철도를 매개로 경제·안보 공동체를 구성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과 관련이 깊어서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한국·북한·러시아 3각 협력 프로젝트 중 하나가 철도 연결”이라며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유라시아로 연결돼 서울에서 모스크바까지 갈 수 있고 물류 통로가 된다”고 했고 블라디미르 토카레프 러시아 교통부 차관도 “앞으로 아시아 철도 공동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관심을 보였다.

대륙을 잇는 또하나의 축인 중국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서울과 평양이 이어지게 되면 나중에 바로 기차 타고 베이징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겠다”고 말했다. 옌 허시앙 중국 국가철로국 차관보 역시 “지금 단둥까지 고속철이 깔려 있다”며 “평양을 거쳐 서울에 내려갈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몽골의 양구그 소드바타르 도로교통개발부 장관은 “오늘 철도·도로 착공식을 했으니 이 길을 통해 앞으로 울란바타르(몽골의 수도)까지 물자와 모든 것들이 잘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협력사업에 적극 참가하겠다”고 전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출발과 귀환시에 각각 1번씩 외빈들이 이용한 1호차로 이동해 거듭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김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 등에게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에 많은 도움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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