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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제재 통했나…러시아 루코일, 해외자산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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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10.28 11:18:58

유럽·중동·아프리카 등 자산 11월 21일까지 처분 추진
美 ‘초강력 제재’ 직후 매각 발표…신속 대응 ‘주목’
"민간기업엔 트럼프 제재 압박 커지고 있음을 시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2위 석유기업 루코일(Lukoil)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재 직후 해외 자산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서방 국가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러시아 민영기업이 실질적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사진=AFP)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루코일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일부 국가의 제한 조치로 국제 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잠재 인수자들로부터의 입찰 접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을 상대로 제재를 단행한지 며칠 만에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루코일이 국영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달리 민영기업이지만, 러시아 정부 기조에는 매우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2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고 있다”며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모든 법인 또는 자산이 동결될 예정이다.

또한 로스네프트·루코일과 거래하고 있던 모든 거래 주체들, 즉 이 두 회사와 기존 계약·거래 관계가 있는 전 세계 에너지기업, 정유사, 무역회사, 해운·보험사 등도 11월 21일까지 모든 거래를 종료하거나 취소해야 한다고 미 재무부는 공지했다.

로스네프트·루코일에 대한 제재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쟁 자금 확보를 약화시키고,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ㅏ.

루코일 역시 이번 해외 자산 매각이 미 재무부로부터 발급받은 ‘거래 종료 허가’를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허가에 따라 루코일은 11월 21일까지 해외 자산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며, 해당 시점 이후에는 회사와의 거래가 제재 위반으로 간주된다.

루코일은 “필요할 경우 허가 연장을 신청해 해외 자산의 정상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며 제한된 범위 내에서 매각 후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루코일은 유럽,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지에 대규모 해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자산에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정유소 2곳, 네덜란드 정유소 지분 45%, 불가리아·루마니아·크로아티아·세르비아·몬테네그로·북마케도니아 등에 걸친 주유소 및 석유 저장시설 네트워크가 포함된다.

이 가운데 불가리아 부르가스 해안에 위치한 정유소는 해당 국가의 유일한 정유시설로, 하루 정제능력이 19만배럴에 달해 전략 자산으로도 꼽힌다. 불가리아 정부는 미국의 제재 이후 루코일 자산거래에 대한 사전 승인 절차를 도입한 상태여서, 매각 절차는 복잡한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모스크바 증권사 BCS는 루코일의 유럽 자산이 전체 영업이익의 약 5%를 차지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11%에서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수치다.

미국의 추가 제재를 포함해 현 수준의 경제적 압박으론 러시아의 결정에 직접적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루코일의 해외 자산 매각 발표는 제재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루코일 매각이 러시아 에너지 산업의 해외 기반 약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들은 “루코일의 신속한 대응은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 민간 에너지 기업의 국제 금융·거래망에 미치는 직접적인 압박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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