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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월가에서 ‘타코 거래’라는 풍자적 표현이 회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용어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로버트 암스트롱이 처음 사용한 조어로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약자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관세 위협을 내세워 시장을 흔든 뒤 실제 실행에 옮기기 직전에 이를 철회하거나 유예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면서 주가나 국채금리가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고율 관세를 위협하는 발언이 나오면 시장은 하락하고, 이후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 반등하는 식이다.
NYT에 따르면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글로벌 시장은 즉각 하락 반응을 보였다.
월가의 투자 전문가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독일 베렌버그은행의 살로몬 피들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격한 위협은 드문 일이 아니다”며 “미국 스스로에게 피해를 줄 이 조치는 결국 철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후인 25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뒤 오는 7월 9일까지 50% 관세 유예를 발표했고, 글로벌 시장은 일제히 반등했다. UBS자산운용의 폴 도노반은 “이런 철회는 너무 자주 반복돼 투자자들은 이젠 이를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은 메모리얼 데이로 휴장한 이후 이날 랠리에 합류했는데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47% 각각 올랐다. IG그룹의 크리스 보첨은 이를 “타코 거래의 또 다른 승리”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EU 당국이 미 행정부와 빠르게 회담 일정을 잡고 있다”고 밝혔으며, 양측은 무역 우선순위를 조율하기 위한 협상을 준비 중이다.
4월 국가별 관세에 10% 급락 후 만회하기도
‘타코 거래’는 지난달에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관세를 부과한 4월2일을 ‘해방의 날’로 선언했고, 실제 전세계에 국가별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4월3일과 4일 S&P500지수는 이틀간 10% 넘게 하락하며 6조6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그러자 일주일 후인 9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고, 시장은 반등하기 사작했다. 이후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한달간 S&P500지수는 22% 상승하며 4월 초의 하락분을 모두 회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뿐 아니라 주요 무역 상대국 대부분에 대해 광범위한 관세 정책을 위협하고 있으며, 일부는 실제로 시행 중이다. 하지만 관세 압박과 완화 발언이 반복되면서 시장도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 S&P500지수는 증시 상승 기대감에 2.33% 올랐지만, 이후 그가 전 세계에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2월엔 마이너스(-0.25%)로 돌아섰다. 3월과 4월에도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6% 넘는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5월 들어선 관세 완화유예 등으로 5% 넘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아폴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에릭 스터너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시장은 최근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적응해 가는 분위기”라면서도 “다만 앞으로도 불확실성은 계속될 수 있어 안도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