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불볕더위로 여름철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에어컨 실외기에서 각종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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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연은 에어컨 냉매를 충전한 후 인근에서 담배꽁초를 떨어뜨렸을때 화재 위험이 얼마나 커지는 지를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가연성 가스 냉매는 공기보다 증기 밀도가 높아서 땅바닥을 따라 흐르거나 움푹 파인 곳에 남아 있는 성질을 나타낸다. 이때 예기치 못한 열이나 불꽃에 노출되면 에어컨에 불이 날 수 있다. 특히 남아 있는 가스는 용접이나 그라인더를 사용할 때 나오는 미세한 불씨로도 화재로 연결될 수 있다. 에어컨 배관을 설치할 시 과도하게 꺾이면 배관이 손상돼 가연성 가스 냉매가 누출될 위험도 있다.
에어컨은 원래 ‘프레온 가스’로 알려진 ‘R-22’를 냉매로 사용했으나, 2010년대 이후 오존층 파괴에 따른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 때문에 각국이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환경 영향이 적은 수소화불화탄소(HFC) 계열 ‘R-32’를 냉매로 쓴다. 그러나 R-32는 가연성이 있어 화재 위험이 큰 게 단점이다.
화재보험협회 관계자는 “에어컨 실외기 옆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을 제대로 끄지 않았으면 배관을 녹일 수 있고 새어 나온 가연성 냉매를 통해 큰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에어컨 배관 설치 시 동(銅)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알루미늄과 동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종 금속 간 접속에 따라 부식 작용 등으로 가연성 가스가 냉매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컨 화재 원인은 ‘전기 요인’이 234건(80%)으로 가장 많았고, 과열 등 ‘기계 요인’ 22건(7.5%), 부주의 18건(6.1%) 순으로 집계됐다.
화재보험협회 화재조사센터는 에어컨 주요 화재 위험 요인으로 전선 노후화로 접촉 불량, 전극 사이에 습기나 분진 등의 이물질이 부착되는 경우 등을 꼽았다.
협회는 안전한 자재로 배관을 지나치게 꺾지 않는 선에서 무리 없이 에어컨을 설치하고, 이용자들도 실외기 주변에서 화재 위험이 발생할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