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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권이 뭐기에…與당대표 후보군, 물밑작업 본격화

경계영 기자I 2022.08.04 17:38:27

전국위의장 "비대위 다음 전대…임기는 2년"
빨라진 전대 시계에 당권 예비주자도 바빠져
김기현·안철수·주호영 등 당대표 후보 거론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이후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수순에 접어들면서 당권을 잡으려는 후보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비대위 이후 차기 당대표 임기를 온전한 2년이 될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다. 이번 전대에서 뽑히는 당대표는 2024년 치러질 총선에서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가운데)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전국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비대위 후 전대…새 지도부 임기는 2년”

서병수 의장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 브리핑에서 5일 열릴 상임전국위원회에서의 비대위 전환 요건 충족 판단을 전제로 “비대위 다음 전대가 열려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가 구성되는 즉시 기존 당 지도부를 해산토록 돼있다”며 비대위로 전환되면 이준석 당대표의 복귀가 사실상 무산됨을 시사했다. 이 대표의 징계가 풀리는 내년 1월까지 전대를 대신할 비대위 운영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조기 전대 개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르면 다음달 전대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전대 개최의 시계가 빨라진 상황에서 현재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당권에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6·1 지방선거 직후 당내에서 가장 먼저 공부모임 ‘새미래’를 출범시키며 눈길을 끌었다. 전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을 정상화하려면 ‘임시 관리형 비대위 체제’를 갖춰야 한다”며 “전대를 통해 당 지도부를 조속히 선출해 새로운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대 출마를 묻는 데 대해 “오로지 당을 정상화하는 데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임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꼽힌다. 대중 인지도가 높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공부모임인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를 시작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휴가 기간 미국에 머물면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와 미국 주도 ‘칩(Chip)4’, 학제 개편 등 현안에 목소릴 내고 있다.

이외에도 원내에선 5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나 주호영 의원, 4선인 윤상현 의원 등도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외에선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이 당권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기현(왼쪽)·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당대표 권한 보여준 ‘옥새 파동’ ‘공천 학살’

전대를 앞두고 당이 술렁이는 까닭은 이번에 뽑히는 당대표가 2024년 4월 예정된 총선에서 행사할 수 있는 공천권 때문이다. 공천권은 정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공식 추천하는 권리다. 후보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지금 정치 지형에서 정당의 공천은 절대 권력이 될 수밖에 없다. 공천권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배경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 18·20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계와 친이(친이명박)계가 각각 집단적으로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내홍을 겪었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일부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자 김무성 당시 당대표는 “몇몇 선거구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 추천장에 서명하지 않겠다”며 이른바 ‘옥새 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21대 총선에선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가 공관위 결정을 번복하고 인천 연수을에 측근인 민경욱 의원을 공천해 ‘호떡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8·28 전대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강병원 당대표 후보자가 당대표 공천권을 내려놓겠다면서 다른 당대표 후보자에게도 동참할 것을 제안했지만 결국 다들 미온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강 후보가 지난달 28일 예비경선에서 탈락(컷오프)하며 공천권 포기 논의도 없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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