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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그간 먹을거리는 ‘산업용 쌀’로 불리는 MLCC였다.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 부품인 MLCC는 거의 모든 전기장치에 들어간다. 웨어러블 기기 및 정보통신기술(IT) 제품 간 연결성 강화로 전자제품의 대당 MLCC 탑재량이 늘어나면서 삼성전기의 매출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다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조정 등으로 최근 수익성은 악화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테슬라 대규모 수주는 호재 중 호재다. 카메라모듈사업은 삼성전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2010년 차량용 카메라모듈 시장에 진출한 만큼 경쟁사에 비하면 후발주자였다. 주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모듈을 생산해오다 전장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까지 테슬라 카메라 모듈 시장 점유율은 LG이노텍 60~70%, 삼성전기 30~40%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수주로 테슬라 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릴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은 새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사람의 눈처럼 표지판·장애물 등 외부 환경을 인식해 차량 내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로 정보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기술이 발달할수록 카메라 모듈 기술이 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자동차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수도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광학통신솔루션은 자율주행 카메라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신형 폴더블폰 확판 과정에서 카메라 화소수 상향과 함께 판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삼성전기는 회사 미래 성장을 위한 두 축으로 정보통신(IT) 분야와 전기차·자율주행차용 전장 분야를 꼽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미디어행사에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을 위한 차세대 IT향 제품과 전기차·자율주행 등의 전장 향 제품이 삼성전기의 향후 성장 엔진”이라며 “두 성장 축에 삼성전기의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은 물론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분야에서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카메라 설계부터 제조, 렌즈, 액추에이터까지 모든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