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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 회의실에서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2020~2029년에 대한 자원개발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자원 공기업의 역할을 개발 주도에서 안보 유지와 지원 역할로 축소한 것이다. 자원개발 사업 주도는 민간 기업에 맡기고 공공 부문은 안보 차원에서 필수 자원 수급을 안정화하고 민간 부문의 개발사업을 지원하는 역할 위주로만 맡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민간 부문의 투자에 대해선 특별융자 지원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 중·장기 자원개발 관련 계획 자체를 두 개에서 한 개로 묶어서 발표했다. 원래는 6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과 3차 해저광물자원개발 기본계획으로 나누어 발표할 시기이지만 이를 자원개발 기본계획으로 통합했다. 공공부문의 자원개발 역할을 축소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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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 대신 연내 한국형 자원안보 진단체계를 구축해 자원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 기본계획은 자원개발률 중심의 양적 목표 위주였으나 자원안보 개념을 재정립해 새로운 자원안보 지표를 제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이 기존에 보유한 알짜 자산의 헐값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수준까지 급락하면서 관련 자산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보유 자산을 제값 주고 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주요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이 여파로 재작년 2287.1%에서 지난해 3020.9%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 자원 공기업이 10년 이상 부실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이어가면서 우리나라가 자칫 자원 관련 정보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용헌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과 겸임교수는 “자원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엑슨모빌 같은 석유 메이져는 현 저유가 상황을 우리보다 훨씬 먼저 알고 대응한 반면 우리는 오랜 기간 자원 개발에 무관심으로 일관 여지껏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전문 경험도 약화한 상황“이라며 ”자원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없다면 제대로된 자산 매각·매입은 물론 자원 안보도 강화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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