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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이대로 가면, 손학규 박원순한테 밀린다

선상원 기자I 2016.08.09 17:20:30

대선후보 지지도 9%까지 떨어져, 호남 지지율도 10% 중반대 하락
손학규 박원순과 별 차이 없어… 호남은 안철수 대신 새 인물 찾아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대선가도에 빨간등이 켜졌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물러난 후 잠시 반등했던 지지율이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실시한 7월말 정례조사에 따르면 안 대표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10.3%로 6월말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15~20%를 넘나들었던 지지율이 반토막난 셈이다. 같은 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24.2%, 박원순 서울시장 8.1%, 손학규 전 대표는 5.0%를 기록했다.

또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5일까지 전국 성인 2529명을 대상으로 차기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 전 대표는 9.0%로 전주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현재 더불어민주당) 탈당 직전인 지난해 12월 1주차(8.3%)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같은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19.0%, 박 시장 6.0%, 손 전 대표는 4.5%였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불러일으킨 안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4개월도 안돼 사라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욱이 호남에서도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총선 후 만해도 문 전 대표보다 두배 가량 높았던 호남권 지지율도 역전됐다. 리서치뷰 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14.3%로 문 전 대표보다 10%포인트 낮았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안 전 대표는 15.6%로 문 전 대표에게 5.9%포인트 뒤졌다. 문제는 아직 정계복귀 선언도 하지 않은 손 전 대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손 전 대표는 각각 11.9%, 9.1%로 2~6%포인트 가량 낮은 것에 불과했다. 또 박 시장하고는 별 차이가 없었다. 국민의당이 호남권 의석 28석 중 23석을 석권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올 연말부터 본격화될 대선행보를 감안할 때, 지금 반전의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하면 안 전 대표는 호남권에서 손 전 대표나 박 시장에게도 밀릴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 전 대표는 휴가차 미국에 머물고 있다. 미국서 정국 구상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귀국해서 안 전 대표가 어떤 보따리를 풀어 놓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만약 야권의 핵심지지 기반인 호남민심을 되돌리지 못하면, 안 전 대표는 대선행보를 본격화하기도 전에 대선주자 반열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광주 정치권 인사는 “손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나서면 안 전 대표와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 할 수 있다. 오히려 호남 지지율은 앞서 갈 수 있다. 문 전 대표에게 실망하면서 안 전 대표에게 옮겨갔는데, 안 전 대표에 대해 미덥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호남은 새로운 인물을 찾고 있는 과정이다. 손 전 대표가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가 손 전 대표나 박 시장에게 지지율이 밀리면 어떻게 될까. 당장 국민의당이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안철수 그룹과 호남 그룹간에 당 주도권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조건에서, 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손 전 대표보다 못하면 당에 원심력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권 의원들 중심으로 새로운 모색에 나설 수 있다.

그 시점이 올 연말 이전이라면, 국민의당은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한 야권 인사는 “안 전 대표의 캐릭터가 갑자기 바뀌어 뭔가 보여줄 것 같지 않다. 정치한지 얼마 안됐지만 보여줄 것은 보여줬다. 결국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안 전 대표 지지율이 빠지면) 더민주로 갈수는 없고 손 전 대표와 박 시장의 손을 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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