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고양시 바이네르 본사에서 만난 김원길(61) 대표는 “윤 대통령의 방문이 그동안 열심히 일한 저희 기업에 등을 두드려 주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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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바이네르는 여성화가 더 잘나가는데 대통령 덕분에 남성화가 이번에 관심을 받고 있다”며 “모델료를 드려야 할 정도다. 받을 수 없으실테니 그만큼 봉사활동으로 보답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제화 업계의 ‘괴짜’로 통하는 김 대표는 사회공헌을 가장 많이하는 사업가 중 한 명이다. 효도 콘서트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고 요트와 스포츠카를 사서 직원들에게 빌려주는 등 ‘행복 경영’을 하는 덕분에 괴짜라는 별명이 붙었다. 미스트롯2에 출연한 다현이 부른곡 ‘어버이 마음’에 작사가로도 참여했었다. 그는 효도잔치와 건강 콘서트를 개최하고, 장학회 지원 등 다방면으로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또 월드투게더 이사로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20명에 매달 8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한 번 사는 인생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자’는 인생 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네르는 한 번 신어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을 만큼 편한 신발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양말을 벗고 자신의 발바닥을 보여주면서 “발바닥에 굳은살 하나 없지 않느냐”며 “내 발부터 편한 신발을 만들기 위해 연구한다. 그 신발을 평생 신다보니 발이 깨끗하다”고 자랑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계에서 ‘흙수저의 성공 신화’라고 불리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17살부터 구둣방을 하던 작은아버지 밑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46년간 구두 업계에서 일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한 사업은 1993년 안토니오슈즈를 차리면서다. 사업이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회사는 당시 국내 구두시장의 강자인 엘칸토, 금강제화, 에스콰이어에 밀려 제대로 빛도 보지 못했다. 김 대표는 후발주자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 1996년 이탈리아 브랜드 바이네르를 6개월간 설득해서 수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명도 바이네르로 바꿨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바이네르 본사에 김 대표가 오히려 도움을 줬고 2011년에는 상표권을 완전 인수했다.
그는 편한 신발을 만들면 고객이 반드시 알아준다는 신념으로 회사를 경영했다. 김 대표는 “고객은 똑똑하기 때문에 편한 신발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며 “‘이 정도면 됐지’하고 만족했던 기업들은 지금 전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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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하루 매출이 0원인 매장이 속출하면서 회사 마당에 천막을 치고 특판을 했다”며 “지인과 고객들이 달려와서 4일간 1만 6000켤레의 신발을 사갔는데 눈물이 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바이네르는 작년 오프라인 효율화와 상품 다양화를 통해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올해 엔데믹에 맞춰 해외시장 개척에도 도전한다.
김 대표는 “브랜드의 본토인 이탈리아 매장 오픈은 물론 동남아 진출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탈리아 바이네르가 하루에 1만 2000개를 팔았는데 저희도 그 정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발이 닳도록 뛰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는 25일 열리는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감사함을 표하는 한편 애로사항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그는 “유럽·일본처럼 100년 기업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해서 사회공헌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며 “세금폭탄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가업을 승계할 사람을 교육·테스트 해서 선대를 뛰어넘는 2·3세 경영자가 나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