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탄소배출 작년보다 4.7% 는다"…기후대응 낙제점 받은 韓

문승관 기자I 2021.10.14 16:03:29

기후투명성, 韓 `팬데믹 후 녹색회복 기회 놓친 국가` 평가
G20 중 탄소다배출 7위…태양광 4배 성장에 발전량은 0.6%
코로나 경제회복 비용은 英 다음, 녹색회복엔 30%만 사용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국제 환경단체가 한국의 기후대응에 낙제점을 줬다. 코로나19 이후 녹색회복 관점에서 볼 때 주요 20개국(G20) 중 영국에 이어 국내총생산(GDP)대비 가장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도 실제 녹색회복에 쓴 돈은 30%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제 환경단체는 한국을 녹색회복의 관점에서 ‘기회를 놓친(missing opportunities)’ 국가로 평가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제 환경협력단체인 기후투명성(Climate Transparency)은 14일 2021년 G20 기후위기 대응보고서에서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등 현 정책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능력이 ‘매우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기후투명성은 지난해에도 한국에 대해 같은 평가를 했다.

기후투명성은 클라이밋 애널리틱스와 저먼 워치 등 전 세계 16개 연구기관과 엔지오가 참여하는 협력체로 매년 G20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분석해 기후투명성 보고서를 발표해 오고 있다. 기후투명성은 올해 G20 국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탄소배출이 평균 4.1%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국은 평균치보다 높은 4.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투명성은 “한국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78MtCO2e 수준으로 줄여야만 파리협정에서 정한 지구 온도 상승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이는 한국이 지금보다 더 과감한 기후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료=기후투명성, 에너데이터)


코로나19로 감소했던 한국의 2020년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은 올해 4.7%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G20 평균 반등 폭인 4.1%보다 높다. 이는 한국이 공식적인 탈석탄 연도를 설정하지 않았고 여전히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주요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기후투명성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의 천연가스(LNG) 소비량이 17% 증가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12% 상승한 G20 평균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가 기존 석탄발전소 대부분을 LNG 발전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LNG 발전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한국의 발전 부문에서 수력, 바이오매스, 폐기물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2%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성장률 측면에선 가장 높았지만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G20 평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인 28.7%의 4분의 1수준에 그친다고 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 발전 설비는 4배 이상 성장했으나 여전히 태양광 발전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그쳤다.

(자료=기후투명성, 에너데이터)


이처럼 저조한 발전 비중에 대해 기후투명성은 “한국 내 태양광 설치에 대한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전력계통의 한계, 바이오매스(음식물쓰레기나 농축산 폐기물, 유기성 폐자원 등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발전원)에 대한 지속적인 인센티브 제공 등이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기후투명성은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G20 평균의 2배 가까이 되고 1인당 에너지 사용량도 는 2.5배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실효성 있는 기후대응을 위해 새롭게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2030년까지 전력부문에서의 탈석탄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가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기후투명성의 보고서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은 유의미한 개선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며 “재생에너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력계통을 개선하는 등 탄소중립 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과 함께 LNG 발전 의존도를 낮추면서 화석연료에 대한 금융 지원 중단 등을 통해 의미 있는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한국의 에너지원별, 발전원별, 재생에너지별 구성비(자료=에너데이터, 기후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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