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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2시 30분부터 2시까지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는 감동적인 기부미담 사례의 주인공 10명이 참석했다.
△각종 경진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기부한 초등학생 강나연 양(10세) △사고로 오른팔을 잃고, 장애인용 특수 구두를 제작하며 장애인을 위한 기부활동에 앞장서온 남궁정부 씨(77세) △이웃을 돕고자 소방관이 된 후 기부활동에도 앞장서 온 안재남(49세)·이영희(51세) 소방관 부부, △경비원으로 10년 동안 월급을 꼬박꼬박 기부해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한 김방락 씨(71세)가 각각 참석했다.
또 △정기적인 기부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도와 온 환경미화원 신웅선(56세)·시설관리공단 직원 안연숙 씨(60세) 부부 △택시 내에 사랑의 열매 모금함을 비치해 성금을 기부해 온 택시기사 김경자 씨(61세)도 자리를 함께 했다. 아울러 다양한 기부활동으로 아이돌 가수 최초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고 사랑의 열매 광고에도 재능기부로 출연한 바 있는 ‘소녀시대’ 임윤아 씨(28세)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정숙 여사 “어금니 아빠 사건으로 신뢰 떨어지며 기부 위축” 우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선행을 읽어보았다. 깊이 존경을 드리고 싶다”며 “기부는 남아서 하는 게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 기부”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금 분배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창립 20주년인데 작년 겨울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아주 더디게 올라갔다”며 “대통령도 저도 참 많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특히 “어금니 아빠 사건 같은 대형 사건이 나면서 자선단체 인식이 나빠지고 후원금 운영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며 기부가 많이 위축됐죠”라면서 “기부자의 소중한 뜻이 정말 필요한 곳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여사는 오찬에 앞서 임윤아 씨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김 여사는 “반갑습니다. 소녀시대예요”라는 임윤아 씨의 인사에 “노래도 잘하시는데 ‘효리네 민박’에서 보니 음식도 잘하더라. 반갑다”고 화답했다.
◇“나눔, 어려운 게 아니라 차 한 잔 마실 여유만 있어도 가능”
이어진 환담에서 참석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소녀시대 윤아 씨는 “나눔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새로운 인연이 생긴 것 같아 참 따뜻한 하루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직업상 저의 언행은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게 되니 더욱 더 선행하는 모습을 많이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방락 씨는 “어렸을 때부터 지독한 가난을 겪어서인지 장성하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 결심했었다”며 “지금도 그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남궁정부 씨는 “장애를 겪고 나서야 그들의 고통을 알게 됐다”며 “나눔은 어려운 게 아니라 차 한 잔 마실 여유만 있어도 마음만 있으면 가능한 게 기부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강나연 양은 “부모님께서 원하는 데 쓰라고 해 시작했다. 저보다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가 여기 있어 죄송하다”고 말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에 “마음으로 많이 느끼고 배운다”며 “차 한 잔 덜 마시고 돕는다던 그 말씀처럼 그런 작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이 든다. 여러분의 선함과 베푸는 마음,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