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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남서쪽 알슈카이크 인근 홍해 해상, 정확히는 알슈카이크에서 남서쪽으로 약 70해리(약 130㎞) 떨어진 해상에서 유조선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UKMTO는 유조선 선장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당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로 인해 선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무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나 환경 오염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겨냥한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후티 측은 공격 대상 선박이 ‘엔셀라(ENCELA)’호와 ‘라이리아(LAYLIA)’호라고 밝히면서, 이들 선박이 자신들이 선언한 해상 봉쇄령을 위반해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당국은 아직 이번 공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후티 반군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지난 20일 해상 봉쇄를 선언한 이후 후티가 실제로 선박을 공격한 첫 사례가 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13일 사우디의 예멘 수도 사나 국제공항 공습이었다. 사우디는 이란 항공기의 착륙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지만, 후티 반군은 이를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즉각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 타격했다. 이후 후티는 지난 20일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공식 선언하며, 이는 사우디의 “계속된 포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후티는 봉쇄 선언과 함께 글로벌 해운사들에 이메일 경고문을 보내 사우디 항구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 선박은 제재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통보했으며, 이후 24시간 동안 선박 6척이 항로를 변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유조선 피격은 이런 경고가 실제 무력 행동으로 이어진 첫 사례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후티의 봉쇄 선언 직후부터 대응 태세를 강화해왔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연합군의 투르키 알말키 대변인은 지난 20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단호하고 결연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히며, 후티의 선박 위협을 국제법 위반이자 해적 행위로 규정했다. 그는 후티가 상선을 위협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지만 구체적인 함정 투입 규모나 호위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랍연합군은 또 올해 상반기에만 300척 넘는 상선이 식량·석유·건설자재 등을 싣고 후티 통제 지역인 호데이다·살리프·라스이사 항구에 입항했다며, 사우디가 예멘을 봉쇄했다는 후티 측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번 피격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국지적 충돌을 넘어선다. 홍해를 통한 원유 수송이 실제로 막히면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7%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사우디는 미·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뒤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서부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옮긴 다음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수출해왔다. 이 우회로마저 막히면 호르무즈·바브엘만데브 두 해협이 동시에 봉쇄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사우디 홍해 연안에서 원유를 싣고 아시아로 향하던 일부 선박들의 운항 경로에 이미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며, 국내 정유업계에서도 수에즈·수메드 운하를 경유하는 대체 항로를 검토하면서 아시아행 운송 기간이 최대 4주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티가 실제 봉쇄에 나설 경우 미국이 직접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해, 미군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중동의 해상 전선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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