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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로부터 연구 용역을 위탁받은 현소혜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 제안에 대해 “5촌 이상의 혈족과 가족으로서 유대감을 유지하는 경우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소혜 교수는 여전히 국민 대다수가 6촌까지를 가까운 친족으로 관념하고 있는 점을 고려, 근친혼 금지 범위를 ‘8촌→6촌→4촌’이내 등으로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점진적 축소 방안이 위헌 논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현행 민법은 809조 1항에서 8촌 이내의 혈족은 결혼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또 815조 2호에선 혼인한 경우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2년 10월 27일 ‘혼인한 경우 무효’라는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친족 간 혼인 금지·무효와 관련해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헌재는 당시 8촌 이내 혼인 금지는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미 결혼한 경우 이를 일률적·획일적으로 무효로 하는 것은 과잉 금지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헌재는 혼인 무효 규정을 계속 적용할 수 있는 시한을 올 연말로 정하고 법 개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용역 보고서 내용이 전해지자 성균관과 유림은 즉각 반발했다.
성균관 및 유도회총본부와 전국 유림은 이날 “가족을 파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성균관과 유림은 “8촌 이내를 당내간이라 하여 고조부를 함께 하는 가족”이라며 “근친혼의 기준을 급하게 변경하면 인륜이 무너지고 족보가 엉망이 되고, 성씨 자체가 무의미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