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10% 줄여야 한다더니…머스크, 中선 채용 늘려

방성훈 기자I 2022.06.09 17:36:48

머스크, ''인력과잉''이라며 美직원들에 10% 감축 예고
中선 정기적으로 채용행사… "中수익 급증 영향"
상하이 공장 생산량이 절반 이상…증설도 계획
머스크 "美직원 출근 기피, 中직원은 공장 안떠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인력의 10%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서는 인력을 지속 확충하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온라인 채용행사를 개최하고 ‘스마트 제조’를 위한 직원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이날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에서 스마트 제조를 위한 관리자 및 엔지니어 224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식은 머스크가 최근 미 직원들에게 인력을 줄여야 한다고 언급한 뒤에 전해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지난 2일 테슬라 임원들에게 ‘전 세계 채용 중단’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미국 경제에 대해 “느낌이 몹시 나쁘다”며 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직원을 약 10%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테슬라의 많은 영역이 ‘인력 과잉’ 상태가 됐다. 정규 급여를 받는 직원 수는 줄고 시간제 직원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예고해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확산하자 머스크는 4일 한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테슬라의) 전체 인원수는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제 급여가 아닌) 정규 급여를 받는 직원 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중국에서는 인력 확충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테슬라가 중국에서는 정기적으로 온라인 채용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면서, 지난 달에도 올 여름 인턴들을 뽑기 위한 행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지난 6일 테슬라 중국 법인 관계자를 인용해 테슬라가 중국에서는 인력 감축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상하이 연구개발(R&D)센터가 지난 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설계 등 5개 분야에서 100여명의 인력 채용 계획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고용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테슬라가 중국 인력을 늘리는 것은 지난 해 중국에서 거둬들인 수익이 전년대비 두 배 이상 급증, 전체 수익의 4분의 1을 차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중국 내수용 및 수출용 ‘모델3’와 ‘모델Y’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해 테슬라가 생산한 전체 차량의 절반 이상이 이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이에 머스크는 상하이 공장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머스크는 또 지난 달 미국과 중국 직원들을 비교하며 “미국 근로자들은 출근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중국 근로자들은 공장을 떠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당초 올해 5월 중순까지 주당 2만 2000대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로 지난 3월 말부터 22일 동안 공장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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