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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빌라(다세대·연립) 거래량은 1829건으로 13개월 연속 아파트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몸값이 저렴한 빌라로 수요가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KB국민은행 월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12억 5969만원, 빌라는 3분의 1 수준인 3억 4559만원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아파트 매매량은 빌라보다 월간 2∼3배까지 많았는데,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탓에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가격 접근성이 높은 빌라 쏠림현상이 더욱 커졌다.
특히 올해부터 신규 취급되는 대출은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DSR 적용 대상에 들어가면서 아파트 접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또 시가 9억원을 넘지 않는 빌라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무주택자가 매수하면 별도의 전세자금 대출도 받을 수 있다. DSR은 대출자가 1년간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부채 원리금이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빌라도 수요가 줄고 있다. 빌라의 경우 지난해 5월 6024건 이후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지난달 1447건으로 아파트 대비 하락폭이 적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지난해 7월 4703건을 기록한 이래 8월 4217건, 9월 2705건, 10월 2205건, 11월 1371건, 12월 1117건, 올해 1월 631건 등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거래절벽이 심각한 아파트보다는 감소세가 더뎌 당분간 빌라와 아파트의 거래량 ‘역전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4월부턴 계약갱신청구기간 만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거래절벽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 부족이 해결되지 않은데다 대선주자들이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고한 만큼 거래수요가 폭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출규제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못하는 상황이지만, 7월 계약갱신청구기간 만료 수요가 겹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는 꾸준한데, 공급이 작년보다 줄어드는 상황인 만큼 눌려 있던 수요가 표출돼 가격 반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