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중사 사망’ 상관 2명 입건···비밀보장 위반 혐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여중사 사망 사건 관련 부대 상관 2명이 피의자로 입건됐다.

해군 군사경찰은 17일 “피해자와 같은 부대 소속 B 중령과 C 상사를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44조’(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는 성추행 가해자로 구속된 A 상사를 포함해 총 3명으로 늘어났다.

공군에 이어 해군에서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두고 지난 5월 발생한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의 판박이란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13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의 모습(사진=뉴스1).

해군은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B 중령은 8월7일 피해자와 면담을 했던 소속 상관으로 알려진다. B 중령은 면담 이틀 뒤 피해자가 본인 요청으로 다른 부대 전속 이후 부대 관계자를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관련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대원들이 피해 사실을 미루어 알게 한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C 상사는 성추행이 발생한 5월 27일 당일 피해자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았던 상관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보고받은 뒤 가해자에게 주의를 주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신고자임을 인지하게 된 혐의로 전해졌다.

피해 사실 노출을 꺼렸던 피해자가 두 달여 만에 마음을 바꿔 정식 신고를 한 점을 감안할 때, 성추행 가해자가 C 상사로부터 경고받은 뒤 2차 가해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인천 근처 부대에서 근무하던 해군 여중사는 지난 5월 27일 민간 식당에서 상관 A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추행 발생 직후 ‘사건이 일체 외부로 노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피해자의 뜻에 따라, 군은 사실상 아무런 후속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두 달여 만인 8월 9일 피해자는 마음을 바꿔 정식 신고를 했다. 이후 사흘 만인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해군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14일 오전 피의자 A 상사에 대해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했다. 추가 성추행 및 2차 가해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