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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대외연락부를 인용해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20~21일 양일간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 역시 같은 시간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20일부터 21일까지 조선(북한)을 국가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는 중국의 외교부가 아닌 대외연락부가 맡으며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국가 대 국가 차원이 아니라 ‘당 대 당’ 차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지도자이자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2008년 평양을 방문한 적 있지만 당시는 주석이 아닌 국가부주석의 신분이었다.
올해는 북한과 중국의 수교 70주년인데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김 위원장이 무려 네 번이나 중국을 방문한 만큼, 시 주석의 답방이 예상된 바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향후 북·중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별 다른 결론 없이 끝난 만큼, 향후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도 뜻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이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 북한을 방문하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북한 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제까지 미국은 북·중 밀착을 노골적으로 견제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네 차례 방중에도 불구하고 답방을 하지 않았다.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던 계산 탓이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방북 카드를 꺼내 든 건 중국이 미국에 외교적 맞불을 놓을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부터 미중 무역협상은 중단된 채 양국은 관세를 재차 부과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이 점점 홍콩 시위문제를 개입하거나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며 중국을 정치외교적 영역에서 압박하고 있다. 이에 중국도 북한 카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북한도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국을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이 북한에 힘을 실어줄 경우,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한반도의 구도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그간 정부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의 조기 실현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이번 방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