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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무산" 北편지 배경에는 트럼프의 '종전선언' 약속 있었나

정다슬 기자I 2018.08.30 15:17:24

美매체 ''복스'', 소식통 인용해 "트럼프가 종전선언 약속했으나 말 뒤집어"
닛케이신문도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 제안"
"말 뒤집기에 북한 배신감 느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곧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Vox)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된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적대적인’ 편지의 배경이 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복스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곧 평화 선언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종전선을 김 위원장이 요구한 것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약속에 따라 북한은 종전선언이 곧 이뤄질 것이라 믿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입장을 바꿔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왜 화를 내는지 이해가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선언을 약속한 이후 이를 조건부로 내세우면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약속을 어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닛케이신문도 지난달 4월 싱가포르 회담의 막전막후를 보도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닛케이 신문은 김 위원장은 정치선언만으로는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6~8주 이내에 비핵화 탄두 60~70%를 넘길 것’을 요구했고 이 같은 압박은 김 위원장을 매우 화나게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8월 9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해 일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대북제재에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 이행을 미루는 이유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을 종전선언을 반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한지 알 수 없고 종전선언 후에는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김 위원장 역시 북한 군부들의 반대여론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가 중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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