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오너 혹은 전문가”…‘책임경영’ 강화나선 식품업계

강신우 기자I 2018.03.23 15:13:52

크라운·삼양사·푸르밀은 ‘오너경영 체제’
동서그룹·풀무원은 ‘전문경영인 체제’
‘오너리스크’탓에 전문경영인 체제전환도

서울 용산 크라운제과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식품업계가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다만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업계의 방식은 갈렸다. 크라운해태제과와 삼양사 등은 ‘오너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풀무원과 동서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가거나 신규 도입한다.

23일 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이날 서울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윤 사장은 지난해 3월 크라운제과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투자사업부문인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로 이동한 지 1년 만에 크라운제과로 복귀하게 됐다. 이렇게 되면 장완수 사장과 공동 대표 체제로 크라운제과를 이끌게 된다.

윤 사장은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의 손자로 오너 3세다. 지난 2010년 크라운제과에서 경영수업을 시작, 크라운베이커리 상무, 크라운제과 재경·마케팅 담당 상무를 거쳐 크라운제과 대표를 맡았다. 윤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그룹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며 “자회사 관리와 지원을 강화해 성장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사는 지난 21일 주총에서 김원·김량 삼양홀딩스 대표이사(부회장)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량 부회장은 고 김상홍 명예회장의 차남, 김원 부회장은 김상하 삼양그룹 그룹회장의 장남으로 두 부회장은 서로 사촌관계다. 삼양그룹은 고 김연수 창업주의 삼남인 고 김상홍 회장이 작고한 뒤 동생 김상하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고 손자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사촌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푸르밀도 지난달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롯데우유 분사 후 남우식 전 대표이사가 전문 경영인으로 실무를 전담해왔지만 10년만에 오너 경영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전문경영인 체제로는 동서그룹이 지난 16일 주총에서 이창환 회장과, 김종원 대표이사(사장), 윤세철 부사장 등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들이 재선임되면서 임기 2년인 2020년까지 전문경영인 체제로 동서그룹을 이끌게 된다. 풀무원도 30일 주총을 통해 남승우 총괄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앞서 풀무원은 남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1호 사원으로 입사한 이효율 대표를 후임으로 선임했다.

오너경영체제는 환경변화에 신속한 경영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전문경영인체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효율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둘 사이의 구체적인 장단점을 가리기가 애매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최근 식품업계에선 ‘오너리스크’에 따른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

앞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과 최병민 대표가 ‘치즈통행세’ 등의 문제로 재판에 넘겨지자 이상은 전 미스터피자베이징 법인장을 신임 총괄사장으로 선임했다. 또 호식이두마리치킨도 성추행 파문이 불거진 최호식 전 회장이 물러나고 이명재 신임 대표에게 자리를 넘기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상생혁신 실천방안으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약속하기도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