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시대]④차기 연준 의장 유력 제롬 파월은 누구?

방성훈 기자I 2017.11.02 15:53:51

경제학 박사 학위 없는 연준 의장 임박…1979년 이래 처음
므누신 美재무 적극 추천·공화당 지지·옐런과 동일한 시각
美정가·월가에서 두루 경험 쌓은 인물
비둘기파 인사로 분류…금융규제 완화에도 긍정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롬 파월(64·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에 지명되면 1979년 이래 처음으로 세계 중앙은행 격인 연준을 경제학 박사 학위가 없는 의장이 이끌게 된다. 파월 이사가 연준 의장에 앉을 수 있게 된 것은 그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적극적인 추천,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 지속 여부,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파월 이사는 워싱턴 정가와 뉴욕 금융계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1953년 2월 워싱턴DC 출생으로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국내 재정담당 차관을 지낸바 있다. 1975년 프리스턴대에 입학해 정치학을 전공했고 1979년 조지타운대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다. 로스쿨 졸업 후엔 뉴욕 항소법원에서 2년간 서기로 일했으며 1981년부터 1983년까진 뉴욕 법률회사 ‘데이비스 폴크 앤 워드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파월 이사가 금융계에 첫발을 들인 것은 1984년 투자은행 ‘딜런 리드 앤 코’에서 일하면서부터다. 그는 7년 간 파이낸싱과 종합금융,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하며 부사장까지 올랐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는 칼라일그룹 파트너를 역임했으며 글로벌인바이런먼트펀드, 뱅커스트러스트 등에서도 임원으로 지내면서 두루 실물 경험을 쌓았다. 그가 왜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파월 이사는 프린스턴대 밴드하임 금융센터와 워싱턴DC·메릴랜드 자연보호협회 등 교육기관이나 자선단체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파월 이사는 중립적 의회연구단체 양당정책연구소(BPC)의 객원 연구원을 거치면서 공화당의 지지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12년 5월 연준에 합류했다. 당시 연준 의장은 벤 버냉키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단행한 제로금리 등 양적 완화 정책을 긴축 방향으로 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파월 이사는 버냉키·옐런을 비롯한 연준 지도부와 충돌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3년 5일 벤 버냉키 당시 의장은 ‘테이퍼링’ 카드를 꺼내들며 유동성 축소를 시작했다. 이듬 해 2월 바통을 이어받은 옐런 의장은 2015년 12월, 2016년 12월, 올해 3월과 6월, 총 4차례에 걸쳐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10월부터는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각을 시작해 자산 축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파월 이사는 개인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긴 했어도 연준 결정에 반하는 표를 던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에 따라 파월 이사는 연준 의장이 되더라도 현재의 시스템을 크게 흔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옐런 의장의 점진적이고 신중한 통화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얘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이사를 낙점한 주된 기준인 동시에 시장에서 그를 반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비둘기파 성향임엔 분명하지만 옐런 의장과 비교하면 좀 더 긴축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기 하루 전인 2일 파월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연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발표하고 나면 미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쳐 옐런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2월 초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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