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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故박태준 사위 전성시대`…김병주 이어 IB업계 존재감 키운 윤영각

신상건 기자I 2017.09.19 16:13:05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위들이 투자은행(IB)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막냇사위인 김병주 회장이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를 이끌면서 일찌감치 시장내 독보적 위치를 점해온 가운데 이번에는 회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맏사위 윤영각 회장이 또다른 PEF인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잇달아 기업을 사들이는 광폭 행보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윤영각 회장
윤 회장이 이끄는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아시아경제로부터 증권 및 재테크 포털사이트인 팍스넷을 인수한데 이어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아시아자산운용을 품에 안았다. 팍스넷 지분 44.36%를 인수하는데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650억원 과감하게 투자했고 부동산펀드와 컨설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아시아자산운용 지분 60%도 확보했다.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는 팍스넷과 아시아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금융과 재테크,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종합 핀테크 기업을 설립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종합 핀테크업체로 성장하는데 마지막 퍼즐이 될 증권사 인수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파인스트리트그룹에 몸담았을 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만큼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하이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의 새 주인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 관측되고 있다.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법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윤 회장은 일찌감치 지난 1991년 6명의 회계·변호사들과 함께 회계법인인 삼정KPMG를 설립해 2001년까지 약 20년간 회장직을 맡았던 회계업계 거물이다. 현재 삼정KPMG는 2500여명의 회계·변호사, 컨설턴트가 근무하면서 기업 회계감사, 자문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국내 3대 회계법인으로 성장했다. 윤 회장은 파인스트리트그룹 회장과 KTB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등을 거쳐 2014년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를 세웠고 PEF를 비롯해 부실채권(NPL), AI(대체투자)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특히 고 박 명예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맏사위인 윤 회장을 불러서 “국가가 위기에 빠졌는데 자네처럼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달러를 가져와야지 뭐하느냐”며 애정어린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고 윤 회장은 그 뜻을 받들고 있는 셈이다.

김병주 회장
윤 회장이 삼정KPMG 회장직에서 물러난지 4년 뒤인 2005년 MBK파트너스라는 토종 PE를 세운 뒤 국내 최대 PEF로 키워낸 김병주 회장은 이미 국내 IB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통한다. 회사가 세워진 뒤 씨앤앰(C&M), HK저축은행, 금호렌터카, 일본 유니버셜 스튜디오, 두산공작기계, 대성산업가스, 코웨이 등의 대형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성사시켰고 2015년에는 7조원을 웃도는 국내 역사상 최대 규모 딜이었던 홈플러스 인수에 성공하며 주가를 높였다. 특히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 칼라일그룹 등 막강한 글로벌 PEF를 물리치고 따낸 성과여서 더욱 주목받았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매각가치가 조(兆) 단위에 이르는 코웨이 등 자금회수(엑시트)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도 이랜드의 홈&리빙사업부로 연매출 3000억원에 이르는 모던하우스를 7100억원에 인수하며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고 박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사위들이 IB시장에서 인정받는 인물들로 성장했다”며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와 MBK파트너스가 앞으로도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회사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가 이 업계의 관심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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