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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성 사장 “갤노트7 발화가 전화위복”
삼성전자(005930)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자체 조사 결과 발표에서 삼성SDI와 중국 ATL 등 양사가 제조·공급한 배터리가 소손((燒損·불타 부서짐)을 일으켰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24일 오후 발표 예정인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도 매출 1조 4460억원, 영업적자 4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충당금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이슈에 따른 영향이 적자의 원인이다.
2016년은 삼성SDI에게는 최악의 한해였다.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적자 기조가 이어지며 영업손실이 9000억원대에 달했고,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으로 작년 말 중국 정부가 5차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하지만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이슈는 1차 리콜 이후 자체적으로 철저한 분석이 진행됐고 재발 방치책 마련도 이뤄져 전화위복이 됐다는 입장이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23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최종 발표 직후 “제품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업무 관행을 정착시켜 우리의 새로운 DNA로 각인시키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앞서 새해 신년사에서도 “올해 핵심 경영키워드를 ‘제품 안전성’으로 뽑고 기업 문화로 심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사장은 새해 들어 삼성SDI의 스마트폰용 폴리머 배터리 수주가 증가하는 등 ‘턴 어라운드’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삼성SDI에 폴리머 배터리 발주를 늘리고 있다고 전하며, 올해 1분기 폴리머 배터리 공급량이 갤럭시노트7 이슈 이전보다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S8’ 배터리 공급 재개로 반전 노려
삼성SDI가 올해 실적 반전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갤럭시S8 배터리 공급이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갤럭시S8 배터리 공급에 대해 삼성전자 측과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1차 리콜 이후 곧바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돌입하고 약 1500억원을 안전성 확보를 위해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1차 리콜 직후 충남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려 ‘제품 안전성 혁신 TF’를 설치했다. TF는 △개발 △제조·기술 △품질·검증 등 3개 분과에 임직원 100여 명을 투입한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조남성 사장도 천안사업장에 상주하며 배터리 안전성 확보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배터리 극판 눌림 등의 현상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의 세부 관리항목을 강화했다. 또 제조·기술 부문에서는 전수 ‘X-ray’ 검사 프로세스를 추가했다. 기존 샘플링 방식이 아닌 모든 생산량에 대해 X-ray 검사를 실시해 100만분의 1의 확률도 놓치지 않도록 ‘Zero Defect’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폴리머 배터리 판매량이 지난해 11월부터 갤노트7 이슈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올해 1분기에는 갤노트7 이슈 이전보다도 대폭 신장할 전망”이라며 “제품 안전성 재점검 효과로 자동차 및 ESS 고객 수주활동도 청신호를 보이고 있어 ‘위기가 기회가 됐다’는 내부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촉발된 중국의 배터리규제 장기화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 말 삼성SDI와 LG화학(051910) 등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5종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고 전기차 배터리 모범 규준 인증 통과도 사실상 어렵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중국을 상대로 한 중대형 전지사업은 개선 여지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보조금 규제 장기화로 삼성SDI는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중대형 전지 분야에서는 매출액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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